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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맹세, 대한민국 해군 80주년 _ 관함식

네이비블루해군관함색

by 컬러코드


아이들에게 제 별명은 "티켓팅 잘하는 엄마"입니다.

도서관 수업, 뮤지컬, 영화, 전시회 등 일단 티켓팅을 자주 하기 때문이지요.

긍정과 부정이 담긴 제 별명에는 '고맙지만 조금 힘들다?'라는 의미가 섞여 있습니다.(호호~)

사실은 물어보지 않습니다. 그냥 문화예술의 힘을 믿는 사람으로서 어릴 적에 많은 경험을 해주고 싶어서지요. 3살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뮤지컬이나 전시회를 보려고 무한 노력을 했습니다. 벌써 7년이나 되었네요. 매년 어떤 예술들이 부산에서 펼쳐지는지 지켜보고 있지요.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합니다. 주춤했을 때가 있긴 했는데 새로운 문화예술이 없어서 속상했을 때입니다. 더 이상 볼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이 없더군요. 그러던 찰나에 아이들이 커가고 이젠 어른 뮤지컬을 같이 봐야 하는 상황이라 티켓팅에 조금씩 고민을 하는 찰나 '국민참여단'같은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 보기로 했지요.


제가 수업을 하는 학교 옆에 해군기지가 있습니다. 언젠가 점심을 먹으며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참관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기회가 올 줄 몰랐습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해군 관함식"행사에 국민을 초청한다기에 설문조사로 간단히 사연을 적고 신청을 하고 잊고 있었지요. 그런데 문자가 오더니 '참여 대상 확정'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렇게 귀한 행사에 당첨이 되다니.. 올해는 정말 새로운 많은 경험을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가 좋았지요. 저도 새로운 경험이지만 특히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인 것 같아 감사하고 뿌듯했습니다.

저는 회사를 쉬고, 아이들은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오늘 하루를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 참가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따끈따끈한 대한민국해군관함색을 선택했습니다.

해군의 제복은 흰색에 짙은 남색이 포인트인데,

바다와 관함에 포인트를 두어 의리 있는 바다짠내가 나는 컬러로 컬러카드를 구성해 보았습니다.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200장이 넘는데 보안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함부로 올리면 큰일이 날 것 같아서 행사에 참여한 작전함 들은 홈페이지에 올려진 이미지로 대체합니다.


관함식(觀艦式)이란?
관함식은 국가통치권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해상사열 의식
1341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 3세’가 함대의 전투태세를 검열한 것에서 유래
(출처 : 2025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 홈페이지)


올 해의 관함식이 더 특별한 이유는 '대한민국 해군 창설 80주년'기념으로

7년 만에 이루어지는 관함식이며

6번째로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진행되기에 더 의미가 깊었습니다.

해군으로 전역해도 관함식을 보지 못하는 군인들이 많다는 이야기에도 깜짝 놀랐지요.


역사적 의미와 평화수호의 바다, 지속가능한 안보를 테마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무인전력, AI를 활용한 군사 조정장치, 부산기업의 기술로 작전이 수행되는 멋짐이 조국을 위한 모두의 맹세로 들리면서 광활한 부산바다의 이미지가 또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노적봉함, 마라도함, 일출봉함의 함정 3대가 국민들을 싣고 관함식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선택과 상관없이 저희는 노적봉함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해군기지가 얼마나 넓은지 절대 걸어서는 다닐 수가 없고 비행기도킹하듯이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비행기를 타는 것처럼 가방검사도 하고 신분확인 후, 수속을 정확하게 밟아야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출항은 12:55분이었지만 30분 전에 입장하였고, 한 시간 전에 도착하여 어수선하게 길을 찾느라 배를 타기 전에 이미 땀범벅이 되어버렸네요. 조금 더 일찍 와서 체험부스를 좀 천천히 즐길껄하고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도망가고 벌써 지침이 우릴 향해 찾아오고 있었지요.

길치인 엄마를 따라 불안한 아이들은 늦을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에 스탬프투어에 매우 진심이지만 그걸 뒤로하고, 빨리 배를 타야 한다고 재촉합니다. 알았다며 입장 수속을 하려는데 배 입구에 도착하자 제일 중요한 수속을 빠뜨리고 왔네요 ㅠ 300미터 앞에서 신분확인 스티커를 받아야 입장이 가능한데 사진 찍으라 놓쳐서 다시 가야 합니다 ;;; (사진 찍느라 못 보고 지나쳐서 미안하다 얘들아,,)


아,, 서비스디자인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이렇게 불편한 것이 군대인가. 아닙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못하고 너무 목적지만 향한 탓이기도 했지요.

드디어 스티커를 다시 받고 노적봉함에 입장하였습니다. 흰색 제복을 멋지게 입은 해군이 맞이해 주시니 흘렸던 땀방울들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힘듦과 지침이 한순간 사라져 버렸네요. 랜덤으로 주어진 자리에 앉을 때 보니 의자 위에는 친절하게 쇼핑백이 놓여있었습니다. 종이모자와 팸플릿, 물, 호두과자, 장난감 박수 손바닥 등이 들어있었지요.

얼마나 계획적으로 오랜 기간 준비했는지를 보여주는 정성이었습니다. 해군의 함상공연관람을 하며 도착 전 편의점에서 산 계란이며 패키지에 들어있던 호두과자, 집에서 준비해 온 간식거리를 주섬주섬 먹으며 설렘 가득 출항이 시작되었습니다.


심심해서 바닥에 다 펼쳐놓고 사진 찍음.. 옆에 지키고 있던 해군이 머 하는 사람인가했겠지 ㅋ




군악대의 공연으로 지루할 틈이 없이 한 시간 정도 흐르고 안정된 바다 중심에 갔을 때 관함식을 관람하러 군함 위로 이동합니다.

조금 적응이 되었다고 PX에 멀 파는지도 구경하고, 아이들은 팔에 페이스페인팅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하는 찰나에 반 이상의 사람들이 이동하는 걸 보고 부랴부랴 뒤를 따라갔습니다.

좁은 통로를 따라 폭이 20센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계단을 밟고 3층을 올라가니 넓은 갑판 위에 의자가 깔려있었습니다. 초청된 국민, 초청되지 않은 국민들은 유*브 생방송으로 모두 주인공처럼 하나가 되었습니다. 국방부장관이 탑승한 헬기가 일출봉함에 착함하자 생중계 관함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애국가 제창, 국민의례를 하니 애국심이 불타오릅니다.


처음인지라 뜨거운 태양이 저만 비출지 모르고 모자를 준비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선글라스는 챙겨갔네요.

물론 아이들 선글라스는 안 챙기고 제 거만 챙겼네요 ^^;;

친절히 준비해 준 종이모자는 자꾸 날아가고 벗겨져서 명찰에 있는 끈을 활용하여 모자를 고정시켜서 날아가지 않도록 창의성을 발휘합니다. 세팅하는데 조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무장비상태에서 80분 동안 살아남기 위해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구나? 햇빛 가리기 우산을 쓰려고 가지고 갔다가 아나운서 언니께 대놓고 혼만 났네요. 오늘 생방송을 할 줄이야.. 미리 얘기를 해줬으면 조금 더 신경 쓰고 왔을 텐데 말입니다.


정조대왕함, 충무공 이순신함, 세종대왕함, 남포함, 노적봉함, 왕건함, 한상국함 등 대부분 바다를 지킨 왕들의 이름을 따서 잊지 못할 군함이름을 지었네요. 부산에 해운작전사령부가 있다는 것도 참 자랑스럽습니다.


직접 촬영한 자랑스런 군함들


이런저런 진행자의 말을 듣고 있자니,

대한민국 해군은 1945년 광복 직후 “조선해안경비대”로 시작되어 1948년 국군 창설과 함께 공식 해군으로 출범했다.

해군 장병들의 함상 생활은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바다 위에서 진행되며, 가족과 떨어져 국가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해군에는 여성 장교와 조종사, 해군 특수전(UDT) 부대원, 해양과학 연구장교까지 다양한 직군이 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 재난 구조, 국제 해상 훈련 등에서 대한민국 해군은 글로벌 파트너로 활약 중이다.

아.. 몰랐던 해군이야기에 부끄러웠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80년 동안 대한민국 해군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 국가를 지켜왔습니다.
관함식은 ‘힘의 과시’가 아닌, ‘책임과 평화의 약속’으로

2025년, 바다 위의 컬러 퍼레이드를 바라보며 우리는 묻게 됩니다.


“우리의 평화를 지키는 색은 무엇인가?”


두두두두 두두~ 빵빵~!

다행히 멀미 없이 안전사고 없이 멋지고 대단한 해군의 '대잠작전 훈련시범'(해군 발전기 전력, 해역함대 전력, 기뢰전 전력 구조전 전력, 기동 전력, 유관기관 함정/선박, 잠수함 전력), '함정사열', '해상화력 훈련시범'으로 해상사열이 진행되었습니다. 직접 함포를 발포하고 잠수함을 보니 긴장도 되었지만 우리가 해군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하루 종일 감사한 마음으로 더운 하루였습니다.


어지럽다며 이리저리 산만하게 움직이다가 제일 앞자리에 혼자 앉아있던 큰 아이는 갑자기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무슨 일일까요~~~ 다가가니 갑자기 가족 인터뷰를 권합니다. 유*브에 나와도 되는지 확인을 하고서는 질문을 하셨고 답을 하긴 했습니다. 일단 촬영을 해 갔는데 인터뷰를 하고 보니 제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ㅜㅜ어제는 비가 왔다는데 오늘은 너무 맑은 날 높은 하늘과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었지만 뜨거운 햇살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예쁨을 이미 버리고 햇살의 뜨거움에서 오징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귀한 자리에 일생에 한 번도 탈지 모를 배 위에서 관함식에 참가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선글라스야 고마워~)


관함식을 마치고 출항하기까지 또 한 시간이 넘게 돌아가는 길에 해군악대의 공연이 이루어지면서 전국노래자랑 분위기처럼 참가한 사람들에게 노래할 기회를 주며 특별 선물을 줍니다. 또 공연을 펼칩니다. 아무리 봐도 요즘은 군인도 이벤트진행을 하고 가무를 즐기며 행사진행도 해야 하고 멀티 만능이 되어야 하는 건 확실합니다. 군악대의 활약이 대단하더군요. 아이들이 저보고 나가서 노래 불러라고 난리입니다.

(아.. 얘들아 오늘은 아니야~~~ 조금 많이 힘들단다... )


오늘의 그 무대는 포기하고 육지로 잘 돌아왔답니다.

(오늘의 무대는 관함 갑판 위의 흰 플라스틱 의자였어. 너무 뜨거운 태양 아래에 살랑살랑 바람이 불었지만 말이야. 말은 이렇게 부드럽게 하고 글을 쓰지만 이 여름이 다 가는데 오일도 없이 썬텐을 하려니 도저히 용납을 할 수가 없었지머야.)


귀한 행사는 학교도 학원일정도 모두 빠질 만큼 생각보더 오래 이루어졌지만 값지고 귀한 첫 경험이었습니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야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배를 탑승하지는 않아도 행사는 내일까지이기 때문에 시간이 되시면 참석하시는 것도 좋겠네요.

내일은 기념음악회와 불꽃축제가 진행됩니다.

(아래 참고자료 홈페이지 링크 참조)



그 색은 푸르되 단단하고,
눈에 띄진 않지만 굳건하며,
묵묵히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지키는
대한민국 해군의 색, 네이비블루입니다.


오늘, 네 마음은 무슨 색인가요?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

| SDGs 목표 14. 해양생태계 군사 작전 중 해양 보호지침 준수, 불법 어업 감시

| SDGs 목표 16. 평화, 정의, 제도 국제 해상 질서 유지, 평화유지 활동 참여

| SDGs 목표 17. 파트너십 다국적 관함식, 연합훈련, 글로벌 안보 네트워크


*SDGs와 디자인에 대한 저의 브런치북입니다^^ 보충이 필요하신 분들은 권장합니다~




http://navy80.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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