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환의 "내가 원하는것을 나도 모를때"
가끔은 마음이 말문을 닫는다.
바쁜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누웠는데,
몸보다 먼저 지쳐버린 마음이 자꾸만 웅크린다.
그럴 때 나는 나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전승환 작가의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는
그런 날에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말이 많지 않은 사람처럼, 조용하지만 깊은 눈으로 나를 바라봐주는 책.
이 책은 스스로도 몰랐던 감정을 하나씩 짚어준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지금 가진 것과 현재의 나에 만족하지 말라는
사회적 재촉이 끊임없이 우리를 몰아가기 때문이다.”
책 속의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 한편이 털썩 주저앉는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지금 나는 과거의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갖고 있다.
더 나은 환경, 더 안정된 생활, 더 많은 선택의 여지.
그런데도 불안하고 공허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
새벽 세 시. 네 시... 시간만 흐르고 마음은 멈춘 채인 밤.
책의 한 구절처럼,
“자존감이 너무 떨어져서 막막하거나,
관계에서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게 두려울 때,
우리는 다시 스스로에게 눈을 감는다.”
그 말의 의미가 정확히 마음에 꽂혔다.
우리는 흔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책은 ‘지금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무조건 나아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잠시 멈춰서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아는 게 먼저라고 말해준다.
기존의 자기 탐색을 넘어,
그 탐색의 끝에 ‘나는 어떤 삶을 바라는가’를 조심스럽게 꺼내보게 한다.
단정하지 않고, 설득하지 않고,
다만 곁에 앉아 있어주는 듯한 말투로.
책을 읽는 내내 문장이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그건 한 문장의 위로가 아니라,
말이 닿는 방식 자체가 위로였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는 여전히 내가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해졌다.
이렇게 내 마음을 살펴보려 애쓰는 지금,
나는 나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것.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삶은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갖추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마음을 제대로 느끼고,
그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를 갖는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