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Build up #19. 재무전략의 출발점
내 ‘찐 재산’을 알아야 방향이 잡힌다
지금까지 자산 항목과 부채 항목을 하나씩 뜯어보며
나만의 재무상태표를 함께 채워 왔습니다.
이제 재무상태표의 마지막 퍼즐,
자본(순자산)에 대해 알아보면서
재무상태표 작성과 관련된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 합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점 잘 아시죠?
저는 이 자본(순자산)이야말로 재무상태표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자산을 불리고 부채를 관리하는 모든 활동의 끝에는
결국 얼마만큼의 순자산을 쌓아 올렸는가라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쌓아 올린 ‘현재 순자산’을 명확히 인식하는 순간부터,
비로소 우리는 앞으로의 재무 여정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게 됩니다.
진짜 부(富)는 순자산에 있다
재무상태표를 구성하며 자산을 하나하나 나누고,
부채를 항목별로 정리해 온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내 순자산이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재무상태표는 단순히 ‘가지고 있는 것’과 ‘갚아야 할 것’을 나열한 표가 아닙니다.
그 안의 숫자들을 통해
‘내가 온전히 가진 것’, 즉 나의 ‘찐 재산’이 얼마인지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공식은 단순하죠.
자본(순자산) = 자산 – 부채
하지만 이 짧은 수식이 담고 있는 재무적 통찰은 매우 깊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 두 사람을 비교해 봅시다.
- A: 자산 5억 – 부채 4억 = 순자산 1억
- B: 자산 2억 – 부채 0 = 순자산 2억
A는 현실에서 보면 굉장히 화려해 보일 수 있습니다.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위치의 집에 살죠.
겉보기에는 부유해 보이니, 주변의 시선도 A에게 쏠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함이 대부분 부채라는 사다리 위에 올라선 것이라면?
그 모습은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 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B는 검소하고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재무적 기초체력은 A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Insight’라는 단어, 들어보셨죠?
보통 '통찰력'으로 번역되지만,
단어를 쪼개 보면 이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In 안으로 + Sight 보다 → ‘속을 들여다보는 힘’
즉, 눈에 보이는 겉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본질을 꿰뚫는 힘이 바로 통찰력입니다.
저는 자본(순자산)이야말로
우리의 재무 상태를 꿰뚫는 통찰력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숫자만큼 중요한 건 ‘구성의 질’
순자산의 크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역시 중요합니다.
✔ 자산 쪽 체크포인트:
유동성은 충분한가요?
→ 현금이나 예적금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 얼마나 되나요?
묶인 자산의 비중은?
→ 부동산처럼 현금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자산은 너무 많지 않은가요?
✔ 부채 쪽 체크포인트:
단기 고금리 대출이 포함되어 있나요?
상환 일정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구조로 짜고 있나요?
예를 들어,
순자산이 2억이라고 해도 그 안이 부동산 4억, 부채 2억이면
현금 한 푼 없는 ‘땅 부자 빈털터리’ 일 수 있습니다.
숫자만큼이나 중요한 건 그 안의 구조와 질감입니다.
순자산을 키운다는 것
순자산을 늘리는 방법은 명확합니다.
자산을 늘리거나, 부채를 줄이거나.
하지만 중요한 건 단순한 증감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균형입니다.
무리하게 부채를 줄이다가 유동성이 말라버리면
오히려 더 큰 리스크에 노출됩니다.
무작정 자산을 늘리다가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올인하면
수익은커녕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순자산을 키워갈 것인가?”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바로,
재무 상태를 숫자로 정리해 보는 진짜 이유입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자산과 부채를 하나하나 정리하며,
우리는 마침내 ‘나의 순자산’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숫자는 단순한 계산 결과가 아닙니다.
그동안 내가 어떤 선택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재무의 나침반'이죠.
그리고 이 나침반을 손에 쥔 지금,
우리는 방향을 세울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그 방향대로 실제로 걸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 여정을 밀어줄 추진력은
바로 개인 재무제표의 또 다른 축,
‘월별 자금수지’에서 나오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부터는 '월별 자금수지'의 서막을 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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