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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선 Apr 08. 2024

나는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원하는가

고독의 시간을 통해 답하다



“지금까지 자신이 진실로 사랑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자신의 영혼이 더 높은 차원을 향하도록 이끌어준 것은 무엇이었는가?

무엇이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기쁨을 안겨주었는가?

지금까지 자신은 어떠한 것에 몰입하였는가?

이들 질문에 대답하였을 때 자신의 본질이 뚜렷해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다.” - 니체 -



 마음과 조금 친해질 때쯤 나를 한단계 더 알아보기로 했다.



철학에 관하여



철학(哲學, Philosophy)

세계와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 원리 즉 인간의 본질, 세계관 등을 탐구하는 학문
우리가 일상적 삶에서 당연하고 자명한 것으로 믿고 있는 전제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우리의 삶에 대한 근본적 반성을 추구함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을 치유하는 방법 중 첫째로 철학이 있는 인생을 살 것을 권했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하여 사는지?” 생각하면서 살자는 것이다. 목적이 있고 의미가 있는 인생을 살 때에 마음이 평안해진다고 했다.


 20대까지만 해도 철학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삶의 본질과 같은 주제들을 들추다보면 진지해지고 우울해질 것 같았고 답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아까웠다. 오히려 "살짝 미치면 인생이 즐겁다"를 인생의 모토로 가볍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가다보니 삶에 대한 방향을 잃었을 때,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때, 사람을 대할 때, 평상시 모든 생활에서 나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철학'이었다.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있어야 '나답게' '후회없이' 살아갈 수 있다. 철학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후로는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답변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자문자답


“타인에 관해 아는 사람은 박식한 사람이지만 자신에 관해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 노자 -



 '철학'이라는 모호한 질문은 모호한 답변으로 이어지곤했는데, 더 명쾌한 답변을 내고 싶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험 및 행동’ 위주로 질문들을 다시 만들었다. 내가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미래에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분석해보면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하여 여러 질문들 중 중요해보이는 몇가지 질문들을 추렸다.


 답변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이다.


 첫째, 스스로에게 정말 솔직할 것. 여기에서 포인트는 머리를 써서 그럴싸한 답변을 하는게 아니라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답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답이 금방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그 질문들을 들여다보고 진정성 있는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한다. 일상생활을 보내다가도 답이 떠오를 때면 후다닥 질문지로 돌아와서 답변을 작성했다. 그럴싸한 답변을 써놓은 뒤에도 그것보다 스스로 수긍할 수 있는 답변이 생각나면 기존 글을 과감히 지우고 덮어씌우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렇게 조금씩 스스로에 대해 정의를 다듬어갔다.


 둘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끝까지 파고 들어가서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나는 ㅇㅇㅇ한 사람이야’라고 한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근원을 뽑아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장 동경하는 인물에 대해 생각한다면 내가 무의식적으로 관심갖는 사람을 리스트업해보고 그들을 계속 찾는 이유에 대해서 죽 나열해본다. 그들의 공통점이 있으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본다. 가령 나는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지난 10년간 1년에 한 번씩은 챙겨볼만큼 좋아하는데, 그렇다면 이 책을 계속 보는 이유가 뭘까? 이 책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뭐지? 나는 왜 그런 걸 좋아할까?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면서 파고든다. 답변이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질문을 접어두고 내 할 일을 한다. 그리고 틈틈히 질문을 떠올려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답변이 떠오르면 그 즉시 답변을 적어놓는다.


 이 과정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지만 이러한 고찰 없이는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여 답변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 근본을 따라가서 찾은 본질은 꽤나 단순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15가지 자문자답


과거

-  지금까지 자신이 진실로 사랑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순간은 언제였는가?

-  내가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고, 그 때 어떻게 극복했는가?

-  내가 가장 크게 후회하는 결정은 무엇인가?

- 내가 지금까지 배운 중요한 교훈은 무엇인가?


현재

-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 내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 내가 진정으로 몰입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기쁨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미래

- 나의 이상적인 미래상은 무엇인가?

- 나는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    

- 내가 가장 크게 동경하는 인물은 누구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내가 나 자신에게 만족하는가?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내가 만일 무한정한 돈을 가졌고 세계를 모두 여행했으며 두려워할 일이 없고 남들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상관없다면 이제는 어떤 일을 할 것이며 무엇을 창조할 것인가?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 (Maslow’s hierarchy of needs)


 욕구에 대해 이해할 때 도움이 된 것이 바로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다섯 가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들 다섯 가지 욕구에는 우선순위가 있어서 단계가 구분된다는 것이다. (풍족한 사회인 지금은 뒤집힌 피라미드가 더 설득력을 갖기도 한다.) 기본적인 생리적, 안전, 소속감 등이 충족된다면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


1단계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2단계 안전 욕구(safety needs)

3단계 사랑과 소속 욕구(love&belonging)

4단계 존경 욕구(esteem)

5단계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



 아마도 대부분 자문자답의 본질을 파고들다보면 이 5가지로 그 궁극적 목표가 수렴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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