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윤동주 형님의 혜안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by Roone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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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의 존재가 너무나도 나약해 부끄러움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날이 있었을 겁니다.


때론, 너무나도 힘든 삶에 지쳐 어디론가 훌쩍 떠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었을테죠. 그런데 그럴때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까만 하늘 속 반짝이는 별들의 모습에 마음이 깨끗하게 씻기는 기분을 느낀 적, 역시, 있지 않나요? 이 글을 우연히라도 찾아서 읽을 정도의 나이가 되었다면, 아무렴 그런 경험이 있을테지요.


역사적으로 그 어느 순간 태평성월이 있었을까요. 지금 여러분이 살고있는 지금도 쉽지않지만, 일제강점기의 삶은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았다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처절한 시간을, 직접 투쟁해 싸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켜 수 십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민족의 얼이 되어 불타오르게 만든 사람도 있었죠. 오늘 모신 형님이 바로 그런 분입니다. 민족의 정신을 대변하는 작품을 남기신 희대의 시인, ‘별 헤는 밤’의 주인공, 윤동주 형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윤동주입니다.

해방 이후의 우리 후손들에게 이렇게나마 지면을 빌려 인사를 할 수 있게되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항일 운동을 빌미로 일본군에게 잡혀 옥생활을 하다 1945년 민족이 해방하던 해 하늘로 올라왔지요. 이는 마치, 안네양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해, 종전을 1개월 앞두고 독일군에 끌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것과 비슷하죠. 안네양이 ‘안네의 일기’를 남기고 전쟁 중의 참상과 그 와중에도 굽히지 않는 정신을 보였다면 전 제 사후에 제 동생과 친구가 제가 쓴 시를 엮어 출판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있답니다.


나의 길, 나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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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가들이 자신의 상황과 처지 그리고 시대에 영향을 받듯, 저 역시 유년기에는 평화와 화목을 노래하는 시를 쓰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역사를 다루는 시를 썼었답니다. 그런데 전 제 사촌이자 동지였던 송몽규처럼 거리를 누비며 적극적으로 일제에 대항하지 못했던 제 자신에 대해 아직도 조금은 후회가 될때도 있습니다. 물론, 몽규는 제게 만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할 수 있는 글을 써서 일제에 대항하며 조국을 수호하라고 했고, 저 역시 그 편이 제게 더 어울리고 맞다고 생각했지만, 글로는 다 표현 못할 만큼 불같은 마음이 일었던게 한 두번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답답할때면 하늘을 봤습니다. 특히, 제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가려주는 밤하늘은 그 무엇보다 제 마음을 많이 위로해주었죠. 그래서 그시절 밤하늘은 제게 포근한 이불과도 같았고 그 누구의 간섭도 없이 숨어서 따스한 단잠을 이룰 수 있는 다락방과도 같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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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밤하늘, 별 그리고 우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가 되던지요.


전, 그렇게 밤하늘을 보며 글을 쓰며 제마음을 달랬고, 일제 강점치하라는 치욕에 대한 억하 심정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의 삶은 어떤가요? 여러분도 혹시 자신에게 또는 누군가에게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지는 않나요? 여기서 부끄럽다는건 죄를 지었거나 누군가를 속이는 부정한 행위를 통한 부끄러움이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성찰과 삶의 기준, 철학을 두고 돌아보았을 때의 부끄러움을 말합니다.


무언가,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하는 것


아마도 만족스럽지는 않겠죠? 저 역시 그랬거든요.

하지만, 제가 그랬듯, 지금 여러분은 스스로의 몫을 다하고 있는 중일 겁니다. 어떤 이는 어릴적 꿈이 경찰이라거나 소방관이어서 이타적인 삶을 직업으로 승화시키고 싶었겠지만 그러지 못해서 항상 마음에 걸릴 수 도 있고, 어떤 이는 더 많은 돈을 벌어서 부모님에게 더 빨리, 더 많이 효도를 하고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항상 죄스러운 마음이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일들로 스스로의 마음에 부담을 주지않으셔도 됩니다. 자신이 이타적인 직업을 가지지않았다고 해서 타인을 위한 삶을 살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적어도 현재 직장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것 만으로도 훌륭히 사회구성원으로서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부모님은 당장 큰 돈이나 눈에 띄는 효도를 바라시지 않을 겁니다. 자주 찾아뵙고, 자주 전화드리고, 자신의 분수 내에서 당당하게 드릴 수 있는 조금의 용돈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아마도 여러분의 부모님은 더 이상 바라는게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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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마음이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겠죠? 그럼 한 가지 제안을 해드릴게요. 요즘 하늘엔 별이 많이 보이지않겠지만, 그래도 운좋게 별 한두개 정도가 보일때가 있을거예요. 그럼 꼭 그 별을 뚫어져라 바라보세요. 그럼 주변에 몇 개의 별들이 더 보일 겁니다. 그렇게 별 하나, 별 둘, 어두운 밤하늘의 심연을 들여다보다보면 어느 새 편안해진 ‘내 마음’도 보일거예요. 그럼 그걸로 됐어요. 그렇게 조금씩 편안해질 거예요.


그리고 하나 더, 시간 날때 천문대를 가보세요. 굳이 천문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그 옆 캠핑장이나 주차장에서 밤을 맞이해보세요. ‘별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즈음 그 주변으로 보이는 수 백, 수 천개의 별들의 향연에 압도되어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며 세상의 모든 것들이 ‘0’으로 느껴지는 기적을 맛볼 수 있을 겁니요. 그럼 마음이 충전된거죠. 그렇게 또 당분간을 버틸 수 있고, 그런 삶이 이어지며 오랜 시간이 흘러 언젠가 뒤돌아보면, 아마도, ‘좋은 삶’이 기록되어있을 겁니다.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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