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테이프와 CD를 포함해 40장이 넘는 한 밴드의 앨범을 모았다. 정규 앨범도 있었고 라이브 앨범도 있었으며 베스트 앨범같은 컴필레이션도 있었다. 중2 시절, 테이크 댓과 머라이어 캐리로 입문한 팝을 시작으로 비틀즈, 사이먼앤 가펑클, 카펜터즈 그리고 라디오헤드, 오아시스, 오프스프링 등 다양한 팝과 락을 즐겨들었지만 이 밴드만큼 좋아한 가수는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밴드는 바로..
퀸 Queen
퀸 4집 A Night At The Opera: 보헤미안 랩소디를 타이틀로 가지고 있는 나의 첫 퀸 앨범이자 나를 퀸에 빠지게 만든 앨범
퀸을 좋아하게 된건 순전히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친한 친구의 추천 덕분이었다. 이미 프레디의 죽음으로 퀸은 완전체 활동을 멈춘지 오래였다. 그래서였을까 97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팬이었던 나는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들의 노래를 즐기고 싶었지만, 내 주변에는 나만큼 퀸에 푹 빠진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퀸은 이미 오래전에 전성기를 몇 번이나 보낸 그룹이기도 했고 더 이상 공식적인 활동을하는 현 시대의 밴드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등학생시절 내게 퀸을 소개해준 친구도 나중엔 핑크플로이드에 빠져서 한동안 퀸을 듣지않으면서 사실상 나혼자 즐겼다.
신혼여행지로 런던과 파리를 배낭여행하듯 다녀왔는데 런던을 꼭 꼽은 이유는 런던이 퀸의 본고장이기도하고 프레디가 잠든 마지막 장소이기도 해서였다. 런던 타워레코드에서 한국에 없던 앨범도 2장 샀는데 매우 친절했던 타워레코드의 젊은 남자 직원의 배려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렇게 외롭게 혼자 퀸을 좋아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퀸을 향한 마음의 색은 많이 바랬고 수 년이 넘게 퀸의 노래를 듣지않기도 했다. 각종 예능, 광고에서는 여전히 퀸의 노래가 나왔지만 그냥 나 혼자 속으로 생각할 뿐이었다.
'퀸이다. Under pressure군', '음, Too much love will kill you를 썼네, 브라이언이 쓴 곡인데'. '오, A winter's tale이야? 이 노래를 쓰다니!' 이러면서.
그런 와중에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제목으로 퀸 그리고 프레디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나온다고 했다. 난 속으로 기뻤지만 한편으론 제발 퀸의 명성에 먹칠을 하지않길 바랐다. 나와 함께 퀸을 즐길 사람들이 없는건 견딜 수 있지만 사람들이 퀸의 영화를 폄하하거나 그로인해 퀸의 가치와 시대를 뛰어넘는 그들의 노래에 흠집이 나는건 원치않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초대박 행진 중인 '보헤미안 랩소디'. 내가수가 잘되니 너무 좋다
하지만 이게 웬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치고 장기 흥행중이다. 곧 700만 관객(최종 약 995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하니 내가 다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퀸을 몰랐던 이 시대의 10~20대도 퀸을 노래를 소비하고 있고, '어, 이거 많이 듣던 노랜데.. 이게 퀸 노래였어?'라는 리액션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나 역시 극장에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두 번을 봤다.( 5번 넘게 본 사람도 많지만..) 처음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을 때의 흥분과 감동을 잊을 수 가 없어서 '싱어롱'으로 한 번 더 봤다. 그것도 와이프와 함께. 퀸에 대해, 그들의 음악에 대해, 그리고 프레디와 브라이언, 로저, 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생겼다니 퀸을 좋아한지 21년 만에 처음 겪는 경험에 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거기에 싱어롱은.. 그야말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조용함이 미덕인 극장안에서 생전 본적없는 모르는 사람들과'내가수 퀸'의 영화를 보고 함께 박수치고 웃고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경험은 흡사 퀸의 콘서트장에 온듯한 기분마저 들게했다. 오래도록 혼자 퀸을 좋아하며 변색됐던 팬심으로 전설적인 라이브 에이드 영상을 찾아보지도 않았던 내가 영화 속 라이브 에이드 무대를 보며 다시금 어린 시절 열정의 이글거림이 느껴졌다.
학창시절, 나는 왜 그렇게도 퀸을 좋아했을까? 그리고 지금 젊은 세대는 왜 이렇게 퀸에 열광하게 되었을까? 70년대에 제 1의 전성기를 누리고 80년 중후반에 제 2의 전성기를, 그리고 새로운 북미 투어를 준비하고 있는 2018년 현재 아마도 제 3의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한 퀸, 이 시대의 젊은 이들은 퀸의 어떤 모습에 매료된 걸까?
퀸: 그들의 음악과 가사
퀸의 음악은 다르다.
데뷔 당시에는 글램록의 막차를 탔다며 혹평을 받기도 했고 화려한 무대의상, 장치 그리고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라이브로는 구현하기 매우 힘든 노래들로 스튜디오용 가수라는 오명을 가지기도 했던 퀸이지만 대중은 달랐다. 기억에 남지않는 멜로디는 의미없는 노래라는 프레디의 말처럼 퀸의 음악은 멜로디로 가득하다. 락밴드지만 건반악기인 피아노가 메인이 되기도 하고 70년대에 첫 등장한 신디사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채로운 효과음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거기에 가사는 또 얼마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두말하면 잔소리다. 친구와의 우정, 일요일 오후의 나른함, 스파이, 자전거, 죽음을 앞둔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 자동차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 자신들을 등친 매너저에 대한 노래, 삶의 열정, 사랑, 삶에 대한 생각들, 정체성에 대한 노래 등등 너무나도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이미 발매된지 30~40년도 더 지난 노래지만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퀸에 열광할 수 있는건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와 가사의 역할이 크게 작용한지도 모르겠다. 식상한 사랑노래나 어줍잖게 잘난척하는 가사에 아무런 위로를 받지 못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슴을 후벼파는 퀸의 노래는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안아주며 '괜찮아, 그래 네 맘 잘 알아'라고 하는 듯한 프레디의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따뜻한 위트가 넘치는 목소리와 함께 빡빡한 현실에 꽉막혀 답답한 청년들의 얽힌 가슴을 풀어주고 숨 쉬게 해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수히 많은 퀸의 노래중 요즘 가장 핫한 노래인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를 통해 이 노래가 이 시대의 우리 가슴을 울리는 이유를 함께 알아보자.
[Bohemian Rhapsody]
한 남자를 죽이고 곧 사형을 당할 처지에 놓인 젊은 남자의 독백과 이를 두고 누가 이 남자를 벌 할 것인가, 누가 이 남자를 벌할 자격이 있을까에 대한 철학적인 에피소드를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의 다음 가사들을 살펴보고 현대인들을 위로하는주요 가사의 숨은 의미와 상징성을 함께 파헤쳐보자.
현재 진행형의 전설이된 '보헤미안 랩소디'의 뮤직비디오 시작 장면
Is the the real life?: '이게 현실인가요?' 학생과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 모두 공감하는 한마디. 이게 정말 현실인가, 이렇게 힘든 삶이, 내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삶이 진정 우리의 삶인가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법하다.
No escape reality: 그리고 도망갈 곳이 없는 진짜 현실. 어쨌든 공부하고, 취업하고, 견디고 버티고, 참고 인내하며 하루하루 살아가야하는 삶. 그게 현실이기에 더 가슴아프고 힘들어도 피할 길이 없기에 더 와닿는다.
I'm just a poor boy: '흙수저'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돈 없는 젊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가사. 단순히 가난하다는 현실 외에도, 여유없는 현실로 인한 더 가난한 가슴을 상징하기도 한다.
Mama... Life has just begun: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프레디의 'Mama...'에 찡한 가슴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 막 시작된 내 삶, 앞으로 많은 기쁨과 즐거운 일들이 있을텐데 한 순간의 실수, 잘못으로 인해 젊은 날 끝나버리는 삶에 대한 아쉬움, 두려움이 가득한 한마디 그리고 이 시대의 젊은이들도 같은 생각을 했을것이다. '그래 내 삶은 이제 시작인데.. 왜 이다지도 풀리지 않는 걸까? 왜 이렇게 힘든 걸까..'
Good bye, everybody: 미리 경험해보는 작별 혹은 이젠 그만 쉬고 싶은, 이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젊은이들의 미처 꺼내지 못한 말, '모두, 안녕'
Mama... wooo, I don't want to die: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고 싶지않은 내 삶,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내 인생에 대한 회한의 한 마디, '죽고싶지않아'. 이 가사는 힘든 삶에 억눌린 우리에게 사실은 내 진짜 삶을 버리고 싶지않음에 대한 반향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I sometime wish I'd never been born at all: 때로는 '차라리 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나도, 우리 부모님도, 내 아이들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때가 있다. 프레디도 이미 알고 있었을듯하다. 누구나 다 힘든 순간이 있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렇게 힘들 필요도 없을텐데'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는 걸.
Let me go: '나를 보내줘'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이렇게 답답한 현실에서, 이렇게 두려운 삶에서.
So you think you can stone me and spit in my eye?: 이 가사는 마치 '죄가 없는 자, 나에게 돌을 던지고 내 눈에 침을 뱉어도 좋다'와 일맥상통한다. 내가 지은 죄와 내가 만든 상황은 당연히 내가 치뤄야할 현실이지만 이런 나를 비웃는 당신들은 과연 죄가 없을까? 당신들은 얼마나 떳떳한가? 김부장 보고있나?
Just gotta get outta here!: 도망치고 싶은 현실, 떠나버리고싶은 마음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Nothing really matters: 너무나도 '중요한 것'에 많이 치여살다보니 그냥 덜 중요하게, 덜 긴장하고 쫓김보다는 여유를 느껴보고싶은 우리들의 가슴을 대변하는 한 마디 '어느 것도 상관없어, 어떻게 되도 상관없어'
Anyway the wind blows..: 어찌 됐든 바람은 부니까, 어떻게든 나의 삶은, 우리의 삶은 흘러가고, 설사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갈테니.
프레디 머큐리: 컴플렉스와 그의 삶
과거 락의 아이콘에서 이 시대 위로의 아이콘이자 죽지않은 전설로 다시 태어난 퀸의 프레디 머큐리. 그의 과거 삶과 컴플렉스들 그리고 그가 이겨낸 역경과 화려한 성공이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간접적인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락, 음악, 패션, 퍼포먼스, 자신감의 아이콘이자 레전드인 프레디 머큐리, 하지만 그도 컴플렉스를 이겨낸 사람중 한 명이다
지금은 탄자니아가 된 아프리카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프레디 머큐리. 인도계 파르시인 부모님을 둔 그는 어린 시절 인도의 학교로 보내졌는데 학교생활은 곧잘 했지만 가족과 떨어져 혼자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외로움을 많이 탔고 이는 나중에 그의 성격에도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영국으로 이민을 간 뒤로는 인도 출신, 즉, 아시아계라는 점이 그에게 차별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파키스탄인'으로 오해를 받으며 놀림을 받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그의 출신 인종이 컴플렉스가 되었고, 남들보다 많이 튀어나온 구강구조 역시 그의 컴플렉스였다. 물론, 나중에는 프레디의 트레이드 마크인 콧수염으로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프레디는 퀸으로 활동하면서 알게된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엄청난 혼란을 느끼며 대외적으로는 이를 부인했지만 사생활에 있어서는 양성애를 즐기는 등 당시에는 매우 큰 이슈였던 동성애자라는 타이틀이 또 그를 괴롭혔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프레디는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인 메리를 두고도 다른 남성들의 매력을 거부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괴로워하지만 후에 스스로 이를 인정한다. 이 때문에 소위 '정상적'인 범주에 드는 관계를 가지지 못한 프레디는 화려한 그의 삶과는 달리 평생을 외로움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며 신뢰하는 친구는 여전히 메리이며, 이는 그의 죽음 이후 메리에게 자신의 집이었던 '로지 가든(Lodge Garden)을 주고 이후 자신의 앞으로 받게될 저작권료도 모두 그녀에게 상속했다. 그는 자신이 성적으로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가지지않았다면 당연히 자신의 부인이 되었을, 가장 사랑하는 친구인 제인이 그 재산들을 상속받는게 당연하다고 할만큼 그녀를 신뢰하고 사랑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의 따스함을 느껴보지 못한 프레디는 죽을때까지 가슴 한 구석에 있는 공허함을 달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시아계 출신으로 인한 차별과 핍박, 뻐드렁니라는 신체적인 컴플렉스 그리고 성 정체성으로 인한 인간적인 고뇌와 고독. 프레디 머큐리는 이미 전설이 된 스타지만 그 역시 이런 인간적인 약점으로 인해 한 평생 동안 고통받았지만 결국 이겨냈다. 이러한 그의 개인적인 삶의 고통과 극복은 이 시대 젊은이들이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많이 닮아있으며, 덕분에 현대의 젊은이들은 40년전 락의 전설에 열광하고 있다.
새로운 경험: 퀸
소위 Z세대로 분류되는 젊은 세대들은 '경험'을 삶을 즐기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여긴다고 한다. 오히려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 만남과 모임을 더 색다르게 생각하고 중요하게 여기며 무언가 시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즉, 80,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오프라인을 먼저 경험하고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온라인이 새로운 경험이고 새로운 시대의 메인 스트림이었다면 0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현 젊은 세대들은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로 어린시절부터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경험하고 사람들을 만나는게 당연한 것이었기에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타인과 서로 다른 의견을 교환하는게 훨씬 더 새로운 경험이고 서로를 자극하는 활동이기에 화려한 퍼포먼스, 이미 귀에 익숙한 노래들, 싱어롱으로 폭발적인 붐을 일으키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들이 원하는 경험의 소재를 두루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에겐 오프라인이 새로운 경험이다
익숙하지만 누구의 노래인지는 몰랐던 무수한 히트곡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세대가 들었거나 부모님 세대보다 윗 세대가 소비했던 7080년대 히트 그룹이라는 새롭고 놀라운 정보, 뛰어난 퍼포먼스, 천재적인 작사&작곡 능력, 완벽한 연주 퍼포먼스 그리고 화려하고 자극적인 무대의상들, 반면, 성소수자 이슈와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용기, 무엇보다 지금 우리시대 사람들의 심금 마저 울리는 철학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가사들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타인과 온/오프라인에서 소비할 수 있는 환경(SNS, 싱어롱 등) 등 다양한 요소들이 맞아떨어지면서 퀸은 이 시대의 새로운 락스타이자 현상으로 다시 떠오르게됐다. 덕분에 '락스타'가 아닌 '전설'이 되겠다던 프레디의 말처럼 퀸의 전설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세대를 등에 업고 수 십년은 더 구전될 것 같다. 그래서 나도 기분이 참 좋다.
젊은이들 그리고 새로운 돌파구
경쟁은 더 심해졌고 신뢰는 더 사라졌으며 인정은 더 없어진 현대 사회. 어린 시절부터 어울려지내기 보단 나 혼자 해내고 친구들보다 뛰어나야 살아남으며 타인을 도우면 내가 손해보는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니 그들은 얼마나 힘든 시대를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 과연 그들을 위로해주는 누군가가 있을까?
디지털 세대라고 하면 막연히 혜택받은 어린 시절을 보낸 개인적이고 배려없는 차가운 세대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마도 그들은 더불어사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고 협동이나 양보는 미덕이라기보단 손해라는 생각에 이기적인 판단이 관습화되어있을 것이다라는 생각마저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기성 세대가 자신들의 과거와 표면적인 경험에 빗대어 나온 결과일 뿐, 그들도 자신들의 처지에서 자신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있고 만들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와중에 퀸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가 갑자기 등장한 것이다. 사람은 힘들때 누구나 돌파구를 찾는다. 이는 큰 돈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 도 있으며 누군가의 도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아주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그들의 삶을 치유해주고 또다시 살아갈 희망을 심어주는데 지금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노래 한 곡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40년도 더 전에 나온 보헤미안 랩소디는 당시 젊은이들의 방황과 고통을 달래주며 빅히트를 기록했는데 2018년을 살아가는 현대 젊은이들의 가슴 역시 그 때와 같은 임팩트와 감동으로 삶에 지친 가슴을 강렬하게 울려주고 있는 것이다.
환하게 웃는 프레디. 그렇다. 당신도 전설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퀸이라는 전설적인 한 밴드 그리고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한 명곡 덕분에 세대를 불문하고 같은 마음으로 위로받고 또 같은 마음으로 삶을 이겨내고 있다.
유럽을 떠돌며 자유롭게 살았던 동유럽 보헤미아 지역 사람들의 자유로운 노래, 서사시를 뜻하는 보헤미안 랩소디.'이게 진정 나의 삶인가요?'로 시작해서 '난 죽고 싶지 않아..!'를 거쳐 '아무것도 상관없어, 어쨌든 바람은 또 불테니'로 끝나는 모든 삶의 철학을 담은 이 곡은 한 동안 그리고 또 세대에 세대를 거듭해 우리 가슴에 불을 피워 오래도록, 아주 오래도록 우리의 삶을 밝혀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