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수로 당신을 놓쳤어요

by 주또

당신을 놓치지 않는 사람을 만난 듯하여 다행이에요. 다른 이가 보기에도 어여쁜 당신이란 걸 절대 잊지 않는 사람을 만났으면 했거든요. 나 역시 당신을 놓쳐버린 마당에 무슨 할 말이 있겠냐마는. 염치없지만 당신의 완전한 일상을 바라요.


자주 미열을 앓는 당신의 이마 위로 손을 얹어 체온을 확인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는 거 맞지요? 약을 챙겨 다니며 물과 함께 다정히 건네줄 줄 아는 그런 섬세한 사람인 거죠? 겨울엔 핫팩을 주머니에 넣어 데운 뒤 수족냉증인 당신에게 건네고. 여름엔 손 선풍기로 서로의 더위를 달래주는. 편의점 얼음컵을 볼에 대주는. 그런 사람인 거죠?


당신의 슬픔을 본인의 슬픔인 양 더 가슴 아파하고 당신이 힘들어할 때마다 성가셔하는 기색 없이 달려와주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먹어주고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들어주며 어떤 식으로든 당신을 혼자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날의 기분이 당신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어야 해요. 뭐든 나쁜 쪽은 아녔으면, 빌게 되네요.


자주 자책하고 잠을 설치며 사색에 잠기는 당신을 헤아려주어야 하는데요. 당신의 불행은 깊은 바다 같은지라, 평소엔 평범하고 평화로워 보이다가도 이따금씩 파도가 치고 모든 걸 뒤엎을 듯 굴잖아요. 현재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이 등대가 되어 꾸준히 당신을 비추고 더 깊숙이 가라앉지 않도록 구해내는 인물일 거라고 믿어요.


부디 내가 주지 못한 사랑 양껏 받으며 외롭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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