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당신, 이라고 하겠어요

by 주또

사랑이 뭐라고 이토록 온통 내 마음을 멍들게 하는 것인가. 뾰로통한 기분으로 내일은 절대 당신에게 흔들리지 않을 거라며, 마음을 관둘 준비를 한다. 인사를 건네고서 별다른 대화와 눈길 없이 잽싸게 자리를 피하는 일. 당신의 프로필 사진과 바뀐 음악이 있을까 여러 번 눌러보는 짓을 관두는 일. 당신이 알려주었던 음악을 무한 반복하여 하루 종일 듣다가, 플레이리스트에서 지워버리는 일. 당신의 연락에도 심드렁하게 대꾸하고서 답장을 이어가지 않는 일. 당신 생각을 거두고자 딴짓으로 더욱 바삐 보내는 일. 결국 이 모든 행위가 얼마 못 가선 져버릴 거라는 것을 안다.


당신이 무심했던 순간을 무마하려 넌지시 어깨를 기대오거나 아무렇잖게 잡아오는 소매 끝에, 온 마음이 눈 녹듯 사르르 녹아버릴 것을 너무나도 잘 인지하고 있다. 당신은 나를 쥐락펴락하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고 싶어 전력을 다해 달렸으나, 당신 한마디면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 고분고분 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신한테서 이대로 평생 얽매어있으면 어쩌나. ‘잊음’이라는 상황에 가까워질 기미는 대체 언제쯤인 건가.


날이 추워지면 당신의 붉게 물든 두 볼이 더욱 신경 쓰였다. 하얀 입김 사이로 슬며시 미소 지으며 본인을 기다렸냐고 물을 때. ‘아, 나는 영원히 이 사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겠구나’ 서글퍼졌다.


나는 당신에게 고백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사람이겠지만, 때로는 사랑이 이루어진 것도 같았고 때로는 이미 차인 사람 같았다. 만일 좋아한다는 말을 내뱉을 시 당신을 영영 안 볼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도 웃겼다.


당신이 대체 뭐라고.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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