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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Oct 04. 2023

기념주화로 보는 세상: 공포는 희망 앞에서 별게 아니다

경제 위기가 실재하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이 있다. 백화점의 고급 식당가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도로에는 고급 외제 차량으로 교통이 정체되는 광경을 보면 나만 힘든 건가 하는 의문을 품는다.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중상류층을 대략 5%~10%로만 계산해도 5천만 인구 중 500만 명은 항상 여유가 있다. 여행을 가려고 짐을 싸들고 운전하고 있는 당신이 어쩌면 상위 10% 안에 들지 못함에도 도로가 꽉 막히는데 한 몫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가끔씩이나마 소비할 여력을 가진 인구는 항상 많을 수밖에 없다. 


경제 위기란 국가가 망해 아사자가 길거리에 넘쳐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퇴근하던 당신이 딸기가 먹고 싶을 때 선뜻 사지 못하고 한참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이럴수록 상점은 매출이 줄어서 하나 둘 문을 닫게 되고 회사는 인력을 줄이게 된다. 점차 이런 식으로 나라 전체의 경기가 하강하는 것이 침체고 경제 위기다. 모든 위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많은 청년들이 졸업 후 미래를 두려워한다. 솔직히 성인이 되어 인간관계가 단절되면 외로움과 고독감이 훨씬 커지고 막연한 불안감 또한 학생 때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취직을 못하면 돈을 벌지 못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은 실패자로 여겨진다. 결과적으로 경쟁에서 낙오되어 외톨이가 되고 결국은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공포로 진화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오늘도 학원에서 독서실에서 , 그리고 스터디카페에서 거울 속 비친 자신을 보며 하는 끝없는 다짐과 비난, 자기혐오 그리고 연민으로 우울한 청춘들이 있다. 지금은 추억이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을 것이다. 흰머리가 늘어가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혹시 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자괴감의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모두가 웃을 수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면 쓸데없는 위로는 집어치우자. 막연한 '잘될 거야'라는 위로가 오히려 송곳이 되어 마음을 찌를지도 모른다. 힘들다면 그냥 인정하자. 걸어가다 보면 고통의 시간은 반드시 지나가게 된다. 


인생은 지금 자신이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한쪽의 문이 닫히면 실망할 필요 없다. 다른 곳으로 방향을 돌려보면 또 다른 문이 열려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느끼는 불안감, 우울함이란 청년이나 노인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똑같다. 다만 현실을 인정하고 극복할 수 있느냐는 자신의 몫이다. 다른 문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는 용기는 판도라의 상자 밑바닥에 끝까지 남아 있는 희망이라는 이름임을 잊지 말기를... 청년과 중년 그리고 노년 모두가 고통의 순간마다 항상 기억해야 할 단어를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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