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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후회같은거 해본 적 있어?

my mind

by write ur mind




어느 날, 어린 내 아이가 문득 나에게 던진 질문 하나.


"엄마도 살면서... 후회같은거, 해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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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 가끔 실수하지. 왜 안하겠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그렇지만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돼.'


아마 그렇게 답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안에 있던 진짜 대답은... 어쩌면.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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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말이야. 가끔 후회한다는 말은, 진짜가 아니었어. 매일매일 실수 투성이야. 매일 넘어지고 후회해. 하면 안되는 말을 해놓고 후회하고, 어떤말은 하지 못해서 후회하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투덜대고, 할까말까하다 못한 일들을 후회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지 못한 걸 후회하고, 미운 사람에게 솔직하지 못한 날도 후회해. 아직도 나는 내 삶이 여전히 처음이고 매일매일이 나에게는 첫경험이잖아. 그래서 완벽하기가 너무 힘들어. 그래서 어제도 후회했고 오늘밤도 후회하며 잠자리에 들지도 몰라.


...... 후회스러운 일들 중에 오래 기억이 나는 일이 있고 금새 잊게되는 일이 있는데... 오래 기억이 나는 일들은 대부분 잘하려고 했는데 잘 못한일인 것 같아. 애쓰고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일 같은거 말이야. 그리고 살면서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제일 큰 후회들은 아마... 내 마음을 거스른 일을 했을 때인 것 같아. 정말 하고 싶었지만 단념해야 하는 일들, 바라고 꿈꾸던 것들을 체념해야 하거나,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에게 마음과 반대로인 행동이나 말을 해서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 그런 것들. 그런 후회는 안하려고 노력하며 사는게 좋을지도 몰라.


...... 그러니까 어른이 된다는 건,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고 쌓아올리는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런 실수나 후회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마음 속이 새까맣게 되어버리는 기분이 들고 조금 답답한 생각이 들려나? 하지만, 후회를 많이 하는게 꼭 나쁜건 아닐거야. 그래도 실수나 후회를 하면서 때로는 저번보다 나아진 나를 기특해하기도 하고, 어떤 후회는 잊어버리기도 하면서 어른이 되는 건 아닐까. 나는 개인적으로, 자기가 완벽하고 멋지다고 믿는 어른을 좋아하기는 힘든 것 같아.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넘어질 수 밖에 없는 사람인걸,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어른이 조금 더 괜찮잖아...





언젠가, 이렇게 다시 한 번 이야기 해줄게.
하지만 어쩌면... 그 때의 넌 이미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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