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그러함'은 무엇이냐

나다운 것들을 찾기 위한 여정

by 연재

연결하는 것

재미있는 것

의미 있는 것


이것이 내가 찾은 연재의 그러한 것들이다.


모두 다 다른 우주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서로에게 다다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생이다. 이러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때로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삶을 함께 헤쳐나갈 동반자를 만나기도 하고, 내 꿈과 연결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만나기도 한다.


나는 낙서광이자 메모광이다. 종이와 연필 같은 문구류에 대한 욕심이 많다. 종이에 연필이 궤적을 그리며 생각의 파편이 기록되는 과정을 애정한다. 내가 기억하는 생애 첫 끄적임은 다섯 살 부모님이 보내주신 '동그라미 미술학원'에서였다. 동그라미 미술학원은 그 이름답게 첫 수업에서 내게 수도 없이 많은 '동그라미'를 그리게 했는데, 그 반복되는 동그라미 그리기가 하루 만에 견딜 수 없을 만큼 지루해져 이내 나는 다음날 학원 등록을 취소해 줄 것을 부모님께 청했다. 학원비도 내고 고무재질의 학원 가방에 매직으로 이름까지 써놓은 다음이었지만 나는 울고 불며 등원 거부 시위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동그라미 그리기 행위에서 어떠한 의미도 찾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그저 낯선 외부인과의 접촉이 무섭고 겁났기 때문이기도 했던 것 같다. 나는 어려서부터 소리에 예민했다. 5살~6살 어린이들의 부산스러움과 그들이 내는 소리들이 나는 거북했다. 유치원 현관문 앞에 질서 없이 놓인 작은 신발들이 내게는 너무 어지러운 풍경이었다. 시끌벅적한 유치원 안에서 벌어지는 불확실성이 두려웠다.


어린 시절 나는 엄마의 품에 안겨 내가 발견한 세상의 모습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물음표 살인마였다. 어린이가 바라본 세상에 펼쳐진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에 대해 질문하곤 했다. 왜, 왜, 왜 그러한 지에 대한 나의 반복되는 질문에 엄마는 늘 당신이 할 수 있는 답변을 해주었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수많은 '질문'들로 가득 찬 시험지 투성이었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늘 닫힌 결말이었다. 응당 그러해야 하는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보다 나는 '응당 그러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라는 질문을 늘 가슴에 품고 있었다.


초등학생 고학년 시절 '한 권으로 읽는 상대성 이론'이라는 책을 접하고 나서는, 세상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무언가를 존재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기준조차도 상대적일 수 있다는 나만의 개똥철학을 가지게 되었다. 중력의 크기에 따라 시간의 빠르기도 일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가 인식하고 있는 공간의 개념도 변동될 수 있음을 알고 나서는 삶 속에서 내가 특정 현상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관찰'하는지에 따라 나는 나만의 우주를 창조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학교는 여전히 이미 정해진 것들 중 취사 선택해야 하는 객관식의 선택지를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험문제 중 가장 싫어하는 부류는 선생님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점수 분포도를 고려해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의미 없게 장난질 쳐놓은 문제들이었다.


재미도 의미도 없는 것은 최악이다. 나는 나의 '그러함'을 찾아가는 여정과 연결된 재미와 의미를 찾기를 간절히 원했다. 성장기 시즌, 내가 찾은 나의 재미는


그림 그리기 | 추상적인 것을 보이는 존재로 기록하는 것

노래 부르기 | 목소리를 내며 듣기 좋은 음을 찾아가는 것

자전거 타기 | 효율적인 이동과 페달링 하며 맞는 바람의 즐거움

일기장 쓰기 | 생각을 기록하고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행위의 의미 찾기

이야기 짜기 |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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