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이쁜이
봄이 되고 벚꽃이 피면 이쁜이와 산책을 자주 나갔다.
이쁜이는 봄바람을 쐬고, 우리는 꽃과 이쁜이의 사진을 남겼다. 나무에 소담하게 핀 벚꽃과 빨간볏을 가진 이쁜이는 참 잘어울렸다. 사진을 찍고 있으면 산책하는 사람들이 이쁜이를 보러 몰려들었다.
이쁜이는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는 닭이어서, 사람들이 모여들면 힘차게 꼬끼오를 하며 팬서비스를 해주었다. 이쁜이를 못보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보면서 꼬끼오를 외쳐 그냥 지나가려던 사람들까지 모두 모여들어 이쁜이를 보곤 했다.
꽃이 지나 시간이 지나 버찌가 열리기 시작하면 이쁜이는 땅에 떨어진 버찌 중 싱싱하 것을 골라 주워먹었다.
기분이 좋은 이쁜이는 맛있다고 꼬로록꼬꼬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역시나 그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버찌를 먹은 이쁜이의 부리가 빨갛게 물들면 사람들이 루즈를 바른 것 같다고 웃으며 화장지를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