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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와 Feb 12. 2023

병주고 약주고

미필적 고의입니다.


이쁜이는 종종 밥그릇이나 물그릇에 발가락을 얹었다가 누르면서 의도하지 않게 그릇을 엎었다.

밥그릇이 엎어지면 좁쌀이며 각종 곡식이 사방으로 굴러가고, 물그릇은 바닥에 있는 물건들을 적시니까 그릇을 엎을 때마다 혼이 났다. 물론 이쁜이는 거세게 대들었지만…


어느 날, 이쁜이가 물을 뇸뇸뇸 마시고 물그릇을 엎었다. 물을 닦으려고 달려가던 동생이 그 물에 미끄러져 허공에 잠깐 떴다가 쿵 하고 떨어졌다.

이쁜이가 깜짝 놀라 조심조심 다가와 이리저리 상태를 살피며 괜찮냐는 듯 꼬꼬꼬 말을 걸었다. 괘씸함과 기특함이 공존하는 심경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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