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자뻑과 욕망과 존버의 시간에 대한 복기

개인적이고 개인적인 주식 투자사

by 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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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팍스의 김승호 회장은 <돈의 속성>이라는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한다.

“인생에서 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영적 각성만큼이나 삶에 있어 중요한 가치다. 방치하거나 무시하면 현실의 돈 역시 나를 무시하거나 방치한다. 돈을 세속적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두렵다고 피하면 그 피해는 나와 내 가족에 이어진다.”

돈을 신격화하거나 과도하게 욕망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돈을 무시하거나 방치하는 것도 문제라는 이야기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는 것은 비단 꽃, 사람, 생명만이 아니라는 어찌보면 뻔하지만 강력한 진실.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돈은 인격체다. 가치 있는 곳과 좋은 일에 쓰인 돈은 그 대우에 감동해 다시 다른 돈을 데리고 주인을 찾을 것이고 술집이나 도박에 자신을 사용하면 비참한 마음에 등을 돌릴 것이다. 품을 때 품더라도 가야 할 때 보내줘야 하며 절대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 (p. 15)”

문득 내가 이제껏 돈을 대했던 태도에 대해 돌아본다. 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나는 정확히 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하나하나 따져보기 시작했다.

“아 쓰려라~”

현실을 마주하고 마음이 아팠다.

일단 주식. 40여년 인생에 딱 한 번 딱 한 회사에 투자를 했고, 이걸 10년 가까이 방치했고, 방치한 결과가 주식 어플을 까는 순간 수치로 재현되는데 맙소사, 세상에나, 이런 젠장!!!


기억을 되돌려보자.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10년 전에 적금 1,000만원짜리 만기가 되어, 이 돈들이 다음 누울 자리를 찾을 때 어디선가 추천하는 주식이 있었다. 당장 쓸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1,000만원 정도는 뭐 주식에 넣어볼까, 하는 마음에 이 돈을 주식에 넣었다. 사실 잃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무작정 넣은 게 아니라 이 회사의 스토리를 나름 공부했다고 착각(생각이 아니라 착각)했고, 차트를 보면서 흐름도 관찰했다고 착각(생각이 아니라 착각)했다. 이 정도의 스토리에 이렇게 저평가된 주식이라면 넣어도 되겠지, 하고 돈을 넣는 순간 와우 다음 날부터 무려 두 달 가까이 상한가를 치기 시작하는 거다. 두 달만에 주가는 8배가 뛰었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난 천부적인 자질이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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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나의 선택은 어땠을까? 당연하지~~~ 욕망은 또다른 욕망으로 이어졌다. 그래 기분좋게 10배만 채우자. 이 욕망을 거스를 수 없었다. 어디 나만 욕망했을까? 수많은 기관, 외국인 투자자, 개미들의 욕망이 활활 타오르면서 머니 게임이 시작됐고, 주식은 오르고 내림을 반복했다. 욕망의 늪에 빠진 나는 빠짐을 추가매수의 기회로 삼았고 월급통장에 들어온 금액의 일부를 더 태웠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나자 수익은 8배에서 6배로 떨어져 있었고, 그래 그러면 여기서 더 태워야겠다 싶어 또 다음 월급날 다시 금액의 일부를 더 태웠다. 과거에는 적금 통장에 들어갈 돈들이 죄다 하나의 기업에 들어간 거다.

목표는 하나 “앞으로 앞으로~~”

돌아보면, 만약 그때 10배의 수익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나는 그 주식을 팔지 못했을 거다. 욕망은 더 앞으로 가길 원하기 때문이니깐. 반대로 8배 이하에서 주식을 파는 것도 불가능했다. 왜냐, 뭔가 손해보는 기분이 드니깐. 그리고 바로 그 지점이 추가 매수의 기회로 여겼을 테니깐(실제로 그랬고~~). 욕망의 기관차가 한 번 돌아가기 시작하면 스톱이 어려운 거다.


기관차가 멈춘 것은 4개월 후였다. 어느날 출근해서 일을 하다 짬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주식사이트에 접속하는 나를 보면서 “너 지금 뭐하니?” 이런 질문이 든 거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는 것.

그만둔다고 그 주식을 팔아버리면, 그 돈으로 또 다른 주식을 살 것 같았고, 본격적으로 주식 정글에 뛰어들 듯 싶었다. 주식차트 밖 세상에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은 30대를 그 정글에서 뛰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묻어두자.”

만약 떨어지더라도 인생수업(기회비용)이라 생각하고, 만약 오른다면 퇴직 즈음에 그 돈으로 축배를 들자.

이런 생각이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가끔 누군가로부터 그 회사 요즘 어떻대, 그런 소식을 듣고 주가를 얼핏 확인하기도 했지만, 무심하게 10년을 보냈다. 그랬던 그 놈의 성적이 주식 어플을 깔자 기다렸다는 듯이 화면 창에 뜨는 것이다.


결과는? -50%.

그냥 묻어두는 게 답이 아니었다.

-50%는

“나에게 소질이 있네” 자뻑과

“좀 더 많이 먹어보자” 욕망과

“아이 짜증나 그냥 존버다” 회피가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돈을 세속적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두렵다고 피하면 그 피해는 나와 내 가족에 이어진다.”

그랬다. 김승호 회장의 이야기는 맞았다. 지금 그 피해가 내 앞에 펼쳐지고 있다.

주식 어플을 깔지 말 걸 그랬나~~~ 때론 진실은 아프다.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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