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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May 19. 2024

'시간'에 지고 있다면

지고 싶지 않다. 이겨내고 싶다. 간절하게

 최근 '시간'이 나에게 가장 최우선의 가치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을 계속 내뱉고 있는데 정말 나는 시간이 부족한게 맞나 의문이 들었다. 어느 누구도 '시간'을 거슬러 갈 수도 없고, 빠르게 감을 수도 없으니,모든 사람에게 유일하게 평등한 가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군가는 '시간'이 부족하고, 누군가는 '시간'이 정말 안간다고 하고, 누군가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한다. 최근 들었던 에피소드와 일상을 돌아보고 내가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게 맞는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에피소드1

남자 지인이 결혼한다고 청첩 모임을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였다. 결혼 준비로 바쁘지 말고 물었더니.. 어 좀 바빴는데 괜찮다고 말했다. 바쁠텐데, 아니야? 어떻게 지냈는데 라고 묻고 답을 들었을 때 굉장히 놀랬다. 결혼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동시에 이직을 준비했고, 최종 합격한 곳은 시차를 두고 면접 9번을 보았다고 했고, 대학원 면접은 내일이고, 청년 창업 지원센터(?)에서 올 초 준비했던 사업 아이디어로 5000만원 지원금을 받았다고 했다. 아니 동시에 다 진행 했다는게 놀라웠는데, 7시 4시 퇴근을 할 수 있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기도 하고, 퇴근하고 운동하고 잠깐 집중해서 2~3시간만 확보하고 일찍 자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스트레스가 크게 없었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Q.일찍 일과를 시작하면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걸까?


에피소드2

어느 날 팀원들이 시간이 정말 안간다고 말했다. 일이 없을 수도 있고 몰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서 여유 있는 시기인가 생각했다. 나는 시간이 너무 빨라서 화가나는데요 라고 답했더니, 회사에서의 시간이 너무 안가지 일상 속 시간은 빨리 가는 것 같다고, 주말이 너무 빠르다면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 같다는 나의 말에 공감해주는 모습을 보았다.


Q.회사에서는 시간과 일상 속에서의 시간은 왜 다르게 느껴지는가?


에피소드3

코로나 때 함께 모임했던 독서모임 멤버가 4년 만에 모임에 오셨다. 4년 이란 시간을 돌아보니 아이 임신 소식을 들었던 게 마지막이었는데 벌써 아이가 38개월이 되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유학과 결혼을 진행하고, 누군가는 해외 파견 근무를 마치고 한국에 오고, 누군가는 휴직하고서 복직한 상태이고 누군가는 군대에 갔고, 그 외 수많은 사람들의 소식을 지금 알 수 없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Q.4년 동안의 나의 변화는?


에피소드4

출퇴근 시간이 하루에 약 2시간, 준비시간 약 1시간이라고 보면, 일주일에 10~15 시간을 흘리고 사는 것인데, 거의 반나절을 온전히 보낼 수 있는 시간과도 맞먹는다. 재택했던 시기에 체력과 시간이 여유 있었던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 오가면서 핸드폰으로 휘발성으로 기사를 보거나, 영상을 보거나 거의 자는데...슬픈 생각이 들 때가 있다..


Q.오피스 출퇴근 없이 재택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돈보다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좋은게 아닐까.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떠올렸던 질문과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면 나는 '시간'에 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에피소드1 - Q.일찍 일과를 시작하면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걸까?


 이야기를 듣고서 데이타임을 최대한 길게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써머타임을 적용하는 것처럼 바이오리듬이 해 떠 있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서, 한 두번 아침에 운동하고 저녁에 시간을 확보하려고 아침 일찍 크로스핏 가거나, 러닝하는 것도 해보았는데, 운동하고 씻고 집에서 나서려니 출퇴근 시간대에 걸리는게 아쉽긴 했었다. 재택할 때는 아침 러닝하는게 좋았는데, 오피스 출근을 하려니 아침에 운동하고 출근길에 모든 기력을 쇠할 것 같아서 멀리했는데, 일주일에 한 두번이라도 시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동일하게 저녁시간이 있다 하더라도 활용하는 시간의 밀도가 중요한 것 같다고 느꼈다. 운동하고 뻗어서 기력이 쇠한 상태로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과 에너지 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의 차이가 크니까, 단순히 깨어있음 아니라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면서 어려운 부분 같다고 느꼈다.


에피소드2 - Q.회사에서는 시간과 일상 속에서의 시간은 왜 다르게 느껴지는가?


 확실히 시간은 절대값이긴 하지만, 느끼는 것은 상대적인가 싶었다. 자유도가 있고, 원하는 것들을 하고,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재미있고, 즐겁고, 몰입할 수 있어서 그런걸까. (물론 회사 일이 하나도 안 즐겁고, 안 재미있고, 몰입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자유도가 적은 경우 덜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지는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빨리간다고 느끼는게 하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또는 컨텐츠 보다 누군가가 중요한지를 아는 것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해봐야 내가 뭘 좋아하고, 좋아하는지 아는게 단순히 스트레스 관리, 커리어 차원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데도 행복감, 만족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새느껴겠다.


에피소드3- Q.4년 동안의 나의 변화는?


 약간 부끄럽지만, 주위 사람들에 비해서 큰 틀에서 변화는 없었던 것 같다. 일이 안 바쁘다 바쁘기도 하고 프로젝트를 끝냈지만 직장을 바꾸지 않았다. 독립 라이프를 즐기다가 다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독서모임과 요가, 러닝, 등산 등 취미 활동을 유지했다. 자격증을 따고, 마라톤 처럼 멀리 뛰기도 했지만, 크게 바뀐 틀은 없는 것 같다. 인간 관계도 조금 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고 멀어진 사람도 있지만, 획기적으로 바뀐 것은 없는 것 같다. 20대 후~ 30대 초 인생의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시간 동안 나는 어떻게 소화했던 것일까.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방향을 잡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을까. 돌아간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할 수 있었을까. 반추하면서 나에게 반성과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성만 하기에 너무 슬프고, 칭찬만 하기에 너무 아쉬우니까) 앞으로의 40일, 4개월, 4년 후에 나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걸까 생각해보는게 필요하다는 느꼈다. 되든 안되든 방향 좌표를 찍는게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


에피소드4- Q.오피스 출퇴근 없이 재택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돈보다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좋은게 아닐까.


 IT회사에 다니면서 재택 생활을 2년 가까이 하다가 오피스 출퇴근을 하고 있는 나로써는 너무 동의하는 바이다. 연봉이 좀 더 적으면 (슬프겠지만) 재택이 가능한 곳이라면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풀재택을 하면서 외향적인 편인 나는 집에만 있는게 고통스럽긴했지만, 재택하면서 카페나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기도 하면서 환경을 바꿔주면 리프레쉬가 되었다. ) 지금 나에게 최우선 가치는 시간이다. 돈으로 시간을 사고 싶은 생각이 너무 커서 돈을 많이 벌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에 이직을 고려한다면 재택의 자유도가 있는 곳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다.




 최근의 에피소드와 연결지어 연상되는 질문을 떠올리면서 나는 '시간'에 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있으면서 없다고 느꼈다. 되게 모순되는 말인데(내가 모순된 사람인걸까 싶기도 하지만) 절대적인 시간을 거스를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따라 체감하는 속도는 다를게 만들 수 있다고 느꼈다.


'시간'에 지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해야 할 것은 체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일한 시간을 보내더라도 아프거나 지친 상태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 시간을 보내는 퀄리티를 수식 상승시켜 시간을 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으로는 시간을 보낼 때의 자유도가 중요한 것 같았다.각자만의 즐거움과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 또는 동반자들을 알고, 믹스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훗날 자신의 일상이 후회스럽거나 안타깝게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적어질 것이라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방향성에 대한 인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방향을 위해서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다면 불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가지치기 하기 수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방향이 없다면 내가 원치 않은 것들로 내 시간을 점유당하기 쉽겠다고 생각했다.


위와 같이 체력을 늘리고, 자유를 확보하고, 방향을 설정하면 최소한 상대적으로 '시간'이 가는 것에 아쉬움이 적지 않을까 싶은데,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가만히 있으면 이렇게 위 생각들과 돌아본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시도해보는게 안하는 것보단 나을 것 일테니 빠르게 실행해보고 그 결과를 다음 글로 남기도록 해야겠다!


나무처럼 시간을 나이테에 담고, 더 단단해지고 뻗어나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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