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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Jun 29. 2024

크로스핏을 시작한 후 3개월차

잘하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더 좋은 것 같다.

 지난 4월 크로스핏을 시작하게 된 이유 라는 글을 적었다. 그 이후로 이제 3개월이 다 되가는데 나의 일상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짧게 나마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시작한 한 달 정도는 힘들었다. 왜냐면 안 쓰던 근육, 특히 상체 근육을 쓰게 무게를 들고, 매달리게 하는 운동이 많아서 힘들었다. 그렇지만, 가벼운 무게로 했기 때문에 대단히 못 걷고 힘들 정도는 아니었고, 약간 그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라는 생각이라서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 과하게 무게를 들 생각도 없었고, 잘 할 생각이 1도 없었다. 정말로 크로스핏을 경험해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에 스트레스도 없었고, 버겁지 않았던 것 같다.


 한편 나는 회사는 판교 , 거주지는 용산인 사람이다. 고로 출퇴근의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니다. 그래서 저녁에 퇴근하고 운동 가려고 퇴근길 대중교통에 오르는게 너무 스트레스기도 하고, 운동하고 집에 가면 8.9시가 되어서 저녁 시간이 순삭하거나, 기력이 쇠해서 집중하지 못하고 유투브 보다, 책 보다 조는 내가 너무 안타까웠다. 다만 평일 3~5회를 가다보니까 조금씩 적응은 했고, 매달 리는 것을 하다 손 바닥에 굳은 살이 배겼다. 그래서 그립을 하나 장만하긴 했다. 운동은 장비빨이라며 줄넘기도 사야한다고 했지만, 아직 그만큼 공들일 마음이 없었고, 그만 둘수도 있으니까 그립 하나만 장만했었다.


 그렇게 저녁 운동을 한 달 반 동안 가다가 결국 나는 아침으로 운동 시간을 바꿨다. 계절의 영향도 있었다. 그렇게 까지 덥지 않아서, 아주 다행히 크로스핏 박스까지 약 24분 정도 걸어서 갈 수 있었기에 아침에 명상하듯, 산책하듯 운동을 갔다.


 아침에 머리도 못 말리고 맨날 정신 없이 뛰어 나가서 판교를 향하는게 답답하기도 했지만(내가 왜 이래야 하나...하는 현타가 온다.ㅠ) 거주지를 옮기지 않는 나의 탓이 아니겠느냐 하면서 일단 아침에 갔다. 가다보니까 아침 고정 멤버 분들의 얼굴이 익숙해지기도 하고, 한 마디도 안 해보았지만, 다들 화이팅 넘치게 운동하고, 일단 나와라, 라고 응원해주시는 것이 동력이 되기도 하면서 주4~5회 아침 7시 크로스핏을 계속 가고 있다.


 그렇게 나는 무엇을 얻었고, 배웠고, 놓쳤을까?

 먼저 아침 크로스핏으로 획득한 저녁 시간이 엄청나게 여유롭지만은 않다.확실히 퇴근은 여유로워졌지만, 나의 컨디션이나 집중력, 체력이 온전하냐는 것은 사바사 인 것 같다. 야근과 약속, 책, 약간의 공부 등으로 채워지고 있으나, 운동 안하고 온전히 책과 공부로 채우는게 더 나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는 있다. 아무래도 절대 시간이 적어지는 느낌이기에 저녁을 자기 계발 시간으로 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크로스핏으로 얻은 신체 변화라면, 체중 변화는 모르겠고 생각보다 어깨가 펴지고 자세가 좋아졌달까. 노트북을 항상 보는 일을 하고 있어서 어깨가 굽은 편인데도 좀 나아진 것 같다. 어딘가 매달려 보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체중의 변화는 알 수 없다. ㅋㅋㅋㅋ 왜냐면 시작할 때도 지금도 무게를 재지 않아서 모르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더 먹고 있다. 당도 많이 먹는다  속이 더부룩한 것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눈바디와 무게 변화는 잘 모르겠고(사실 안 재기 때문에) 조금 덜 걱정하며 탄수화물을 좀 더 마음 편하게 먹고 있다. 대략 전보다 더 건강해졌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다이어트가 되는지는 무게를 많이 들지 않고, 크게 무리해서 하지 않아서 모르겠다는 생각이긴 하다.


 또한 긍정적인 태도와 삶의 감사함이 커진 것 같다. 아침을 러닝하며 시작했을 때가 생각이 나면서, 하루의 성취를 일찍 얻고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까 무언가 회사 일이나, 다른 것이 소홀히하게 되더라도 스스로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덜하게 되는 것 같다.(어쩌면 side effect일수도 있지만, 항상 핑계를 이렇게 대는 것은 아니니까^^) 아침에 박스로 걸어갈 때 공원 나온 어르신들과 운동하는 사람들 ,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지런함에 대해서도 놀라고, 푸릇해지는 나무를 보면서 시간의 속도에 놀라고 무서워하면서 동시에 이렇게 걸어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자주 느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하려고 하지 않고 힘빼는 태도였기에 지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아마 비교하고 잘하려고 했으면, 스트레스 받고, 좌절하고 그만 두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싶다. 무언가 시작하면, 열심히 하려고 하는 성격 탓에 새로운 일이나 프로젝트, 관계에서 헤매고 있을 때, 힘을 빼면 좋았을 텐데하는 것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


 물론, 운동을 위해 출근을 허접지겁하고, 운동복을 챙겨다녀야 하고, 하루의 가용시간 중에 운동과 준비, 왔다 갔다하는 이동시간까지 많이 빠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지만, 앞으로 3개월은 더 등록해서 운동을 해볼까 한다. 날이 많이 추워지기 전까지 조금 더 운동을 해보면서, 체력도 채우고, 긍정적인 일상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여기서 그만두기는 아쉬운 것 같다. 또 다른 3개월 이후에 나는 어떤 것들을 얻고, 배우고, 잃었을까. 미래는 모른다지만, 내가 보다 더 건강해지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일상과 운동을 버거워하지 않으면서 하반기를 잘 보내고 있길 바란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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