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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권 Mar 09. 2024

여성의 현실의 연극의 영화.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장건재 감독.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주희(김주령)는 의사를 만나고 온 후 자신이 유방암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연극을 하다가 교수로 옮긴 후였다. 주희의 남편 호진(문호진)은 연극 연출가다. 그는 주희와 자신의 헤어짐을 소재로 후배들과 연극을 준비한다. 뻔뻔한 위선과 응어리진 분노로 가득 찬 대사들. 호진은 연극을 통해 현실에서 도피한다. 후회와 무력함이 표정에 역력하다. 후배 배우들을 아무리 조져도 (호진) 자신도 모르는 감정이 제대로 표출될 리 없다. 그 사이 주희는 엄마를 끌어안고 무서워 흐느낀다. 주희의 어린 딸은 주희의 무릎 위에서 잠든다. 연극의 첫 공연은 만석을 채우고 주희의 죽음은 드러나지 않는다. 지인들 앞에서 그의 죽음을 기리는 인사말로 짐작될 뿐이었다. 주희와 호진의 현실은 연극이 되고 영화는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는다. 길을 잃은 배달원은 어느 배우의 연습하는 모습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배달원의 인생이 바뀌었을까. 둘은 사랑에 빠졌을까. 둘은 주희와 호진의 과거일까. 영화는 설명하지 않고 연극은 보이지 않는다. 주희는 죽었고 연극은 끝난지 모르겠고 영화의 엔딩크레디트는 올라간다. 사라지고 끝나는 것들 사이에서 다시 만나고 시작된 것들의 존재감과 의미는 희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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