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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권

나도 그저 느껴지는 대로 괜찮았으면 좋겠다.

나는 노력하고 있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지금과 다른 균형에 이를 것이다.

내가 잠시 그렸던 결과와 다른 균형일 것이다.

그땐 알게 되겠지. 내가 했던 노력들은

새로운 시공간 안에서는 결국 아무 영향력 없는

혼자 부르는 노래였다는 것을.

목소리 잃은 가수가 문 닫는 가게에서

부르던 어둠 속의 아리아였다는 것을.

작고 따스한 꿈을 꾼 적 있었고

그 순간은 언 손과 뺨을 잠시 녹일 수 있었지만

꿈이 깨면 여전히 손과 뺨은 얼어 있다는 것을.

노력을 후회한 적 없지만 늘 불안했었다.

노력해도 도달할 수 없는 꿈들은 많고

나도 그런 꿈을 꾸는 사람일 것 같아서.

결국 처음의 나로 돌아갈까 봐.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입을 막고 떨고 있던

아무도 모르던 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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