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우릴 끌고 가요
과거에서 완전히 놓아주지 않는 다정한 족쇄이자
인간이 스스로를 속이기 위해 발명한 허상일 뿐인데
순간을 영원으로 체감하면 허상 속에 매몰됩니다
잠시 모든 것을 초월하는 착각을 경험해요
비눗방울처럼 팡파파팡 터져버리고
남는 것은 마음속에 부풀려진 흔적,
그리움이라 부르는 잔재뿐
그리움은 사라진 시간 지나간 계절
한때의 자신까지 집어삼켜요
심연 속에서 재생되고 확대된 기억은
실제 경험보다 더 깊고 넓게 자리하고
인간은 그 틈에서 자기 자신을 정당화해요
그리움이 짙어지면 현재의 빛은 희미해지고
내적 풍경은 회색조로 물들며 억누를수록
화염이 되어 타올라요. 삶의 일부로 스며들어
꺼지지 않으며 한켠을 비추지만
때로는 통증으로 부패합니다
삶을 깊이 이해한다고 해서
편안하거나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이해는 순간순간을
더 날카롭게 더 강렬하게 느끼게 만들고
다층 다면적 불안을 직시하게 해요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삶을 설명하는 언어는
결국 관찰과 기록의 집합일 뿐이며
타인들의 감정과 선택을 비추려 하지만
체온과 숨결 고통과 쾌락의 질감을
제대로 담지 못해요. 이미 경험하는 이들에게는
안전한 관찰자의 언어가 정신적 거울로만 남고
작고 낮은 자들은 끊임없이 말로 스스로를
설득하지만 실상 삶의 질감은 말로 잡히지 않아요
모든 언어는 끝내 거리를 드러내고
인간은 멀어진 만큼 자기 환상을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