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려 할수록 더 멀어질 거야
이해는 선택일 뿐 존재 자체가 먼저야
존재는 설명될 필요 없어
존재에 대한 평가가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을 오염시켜
우리는 존재를 판단하며 스스로를 틀 안에 가둬
판단 없는 관찰을 오염되지 않은 시선이라 믿지만
모든 관찰엔 판단이 개입하잖아
우리는 판단과 관찰 사이에서
끊임없이 춤추는 존재일 뿐이야
추고 싶지 않아도 춰야 하는 저주받은 춤
그림자를 저주하며 그림자가 되어
빛을 욕하며 어둠이 되고
미움 속에서 진실한 얼굴을 발견해
증오의 대상이 자신이라는 진실과 비극 속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쓴맛에 길들여져
남은 생은 행복하지 않을 거야
희망을 아직도 믿는 자가 있을까
죽지 못해 움직일 뿐이야
움직임조차 본능과 관성일 뿐이야
꿈이라도 꿔야 시간을 때울 수 있지만
현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몸으로
아무리 꿈을 헤매도 원본의 소속은 바뀌지 않아
모든 탈출은 허사야. 탈출을 갈망하는 마음조차
스스로를 가두고 열쇠를 잃어버려
타인의 주머니를 뒤적거리지만 그곳에 열쇠는 없어
깨달음은 무력해. 의미가 없는 데
의미를 찾으니 불행한 거야
나아질 수 있을까. 절망은 기본값이고
희망은 쓰레기통 속에 있어
뜯지 않은 상자 속에
넌 어딨는지 모르지
나도
Louis Vuitton X Takashi Murak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