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불안을 자주 언급하고 있어
현실의 압박을 견디기 위해
고통마저 스타일로 삼아서. 고통은
생명의 지속과 연결된 중요한 문제라서
간과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삶 전체를
흔드는 재앙이 되니까
예민하게 느끼고 다뤄야 해
하지만 요즘 너무 골몰하고 있어
새로운 관점이 필요해
이미 많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글로 번역하고 있어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포착하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인간이 죽고 다치고 슬프고 아픈 고통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겠어
정녕 날것의 솔직함과 불완전한 속에
인간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예술의 세계에서 허용되는 관점 같은 건가
인간이 고통받을 때 어떤 얼굴을 하는지
어떤 소리를 내고 어떤 몸부림을 치는지
비극 속의 아름다움이라는 말은
그저 고통을 대상화하는 것 아닐까
하나의 피사체나 실험체로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 나의(너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말할 때
어떤 질감과 공감이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있어
그런 대화는 쉽게 단절되지 그리고 다음은 없어
가끔은 내가 고통이라는 황금알을 캐내려고
내 배를 갈랐다가 어떤 반짝임도 발견하지 못하고
삐뚤빼뚤 상처 부위를 봉합한 후
흉터를 끌어안으며 한숨만 쉬고 있는 것 같아
고통을 줄이려고
고통에게 가까이 가려다
고통 자체가 된 것 같아
흥미롭고 난해한 주제는 맞아
주제도 모르고 이러지 않으려 했는데 지금은
주제도 모르고 이러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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