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1
우리는 언젠가 죽어요. 우리 중 당신이 있다면 당신의 끝도 그러하겠죠. 하지만 죽기 전까지 우리는 죽음을 즐길 수 있어. 죽음을 의식하면 현재의 속도가 빨라지지. 두려움이 행복의 원료인 셈이야. 두려워서 느끼는 감정을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해 본 적 있어? 난 늘 두렵고 그래서 늘 사랑해. 사랑이라는 표현의 한계가 결국 지금까지 쌓아 올린 나의 한계야. 죽고 싶지 않아서 사랑하고 싶어져. 사랑에 빠지고 싶어서 죽음을 더 깊이 의식하는 걸까.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생각할 때 내가 가진 원래의 색깔들이 피어오르는 것 같아. 찰나에 탐닉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기로 했지. 영원히 살고 싶어서 무덤에 금은보화를 같이 묻었던 왕들처럼. 죽고 싶지 않아도 사랑에 빠져도 죽는 건 공평하지. 답은 정해져 있고 시간은 요동치고 난 편지를 써. 가두고 싶지 않아 열쇠도 없어. 우리의 기억을 꿈에 가두고 바다 깊은 곳에 빠뜨리자. 그렇게 영원이 되자. 해류와 어둠 속에서. 아무도 모르는 영원이 되어. 죽음을 벗어난 감정의 새로운 원본이 되자. 사랑해요. 아직도. (이 글은 비밀이야)
Ver.2 *습작 Extended Ver.
우리는 언젠가 죽어요
끝을 이미 전제하여 현재의 모든 의미를
무화시키려는 무의식의 방어
우리 중 당신이 있다면 당신의 끝도 그러하겠죠
타자의 소멸을 상정하고 자기 소멸에 대한
불안을 간접적으로 비추며. 하지만
죽기 전까지 우리는 죽음을 즐길 수 있어
불안을 쾌락화하려는 시도 속에서 죽음마저
놀이로 전도시키려는 무의식과 욕망
죽음을 의식하면 현재의 속도가 빨라지지
유한성의 자각이 곧 욕망의 가속으로 이어지고
죽음이 삶의 추동력으로 작동하게 되거든
두려움이 행복의 원료인 셈이야
결핍과 공포를 통해서만
충만을 느끼는 쾌락 구조
두려워서 느끼는 감정을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해 본 적 있어?
불안을 욕망으로 위장하는 전치의 경험을 고백하며
사랑조차 불안의 또 다른 이름임을 암시해
난 늘 두렵고 그래서 늘 사랑해
공포와 애착을 분리할 수 없는 동일한 정동으로 묶어
사랑을 불안의 지속적 변주로 고백하는 거야
사랑이라는 표현의 한계가 결국
지금까지 쌓아 올린 나의 한계야
언어의 빈곤이 곧 자아의 한계로 이어지고
표현 불가능성이 곧 존재의 경계임을 토로해
죽고 싶지 않아서 사랑하고 싶어져
생존 본능과 애착 욕구가 뒤엉켜 사랑을 죽음 회피의
방편으로 전환하는 무의식적 전략일지도 몰라
사랑에 빠지고 싶어서 죽음을 더 깊이 의식하는 걸까
죽음의 자각을 사랑의 진입로로 삼는
심리적 연쇄를 탐색하며 결핍과 욕망의 순환 구조를
은밀히 드러내려는 걸까.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생각할 때 내가 가진 원래의 색깔들이
피어오르는 것 같아. 생과 사의 긴장 속에서
억눌린 자아의 본질이 감각적으로 표출되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어. 찰나에 탐닉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기로 했지. 순간적 쾌락과 반성적 자기 관찰.
충동과 성찰이 동시에 자아를 형성하고 있어
영원히 살고 싶어서 무덤에
금은보화를 같이 묻었던 왕들처럼
영속에 대한 욕망이 죽음을 장식하는 의례로 전이되며
권력과 결핍의 불안이 겹쳐진 무의식적 상상
죽고 싶지 않아도 사랑에 빠져도 죽는 건 공평하지
생존과 애착의 불균형 속에서 죽음이 평등하게
개입함을 인정하자. 무력감과 운명의 필연과 함께
답은 정해져 있고 시간은 요동치고
난 너에게 편지를 써. 운명의 불가피와
시간의 유동 속에서 자기감정을 기록하는 행위는
무력 속에서도 자아를 확보하려는 무의식적
시도라고 들었어요. 가두고 싶지 않아 열쇠도 없어
억압과 통제의 부재 속에서 자유와 무력감이 동시에
존재하고 욕망과 한계가 얽혀 매우 떨려
우리의 기억을 꿈에 가두고 바다 깊은 곳에
빠뜨리자 기억을 무의식 속 심연으로 투사하며
고통과 애착을 의도적으로 억압하자
그렇게 영원이 되자. 해류와 어둠 속에서
시간과 존재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욕망을
자연의 심연과 결합시켜
무의식적 영속 욕구를 드러내자
아무도 모르는 영원이 되어
타자의 인식에서 벗어나
존재하려는 은밀한 욕망을 통해
고독과 자기 보존의 불안한 심리 상태
죽음을 벗어난 감정의 새로운 원본이 되자
죽음이라는 한계를 넘어 감정을 재창조하려는
충동 속에서 자아의 재탄생 욕망을 은밀히 표출하며
사랑해. 단순한 고백은 모든 불안과 결핍을 압축해
드러내고 존재를 확인하려는
가장 원초적 자기표현이니까
아직도
El Jaleo 1882 Painting by John Singer Sarg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