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 듣고 싶은 날4

엄마는 매일 매일 숙제 한단다

by 장안녕


시작할 때는 몰랐는데 공부에는 끝이 없다.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나면 숙제까지 더해진다. 어쩌면 공부는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나은지도 모를 일이라며 어이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국어 선생님은 어느 시인의 생애를 조사하라는 과제를 부여하고 영어 선생님은 교과서 본문을 따라 쓴 뒤 해석도 덧붙이라 한다. 그 외의 다른 과목 또한 숙제가 많다. 그런데 이런 숙제의 결과물은 수행평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뭔가 해야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일쑤이다. 숙제를 하기 싫을 때면 까짓것 점수 깎여도 상관이 없다고 배포를 보이면 그만이다.



숙제를 두고 내가 한탄을 하면 엄마는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엄마는 매일 매일 숙제 한단다. 오늘 저녁에는 무슨 반찬을 해야 하지? 내일 아침에는 무슨 국을 끓일까…’


그 당시 철이 없던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기도 했고 차라리 엄마와 내 처지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엄마는 그래도 학교에 안 가잖아.’ 그러면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책가방만 메고 학교에 다니는 네가 부럽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하면 되는데 무슨 걱정이고?’ 그러면 나는 공부도 쉬운 일이 아니라며 반격을 가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자 나는 숙제에서 탈출을 하였다. 어른이 되어보니 또 다른 형태의 숙제가 생길 때도 하지만 학생이던 시절보다는 아주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엄마는 지금도 매일 매일 국과 반찬이라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이런 엄마를 위해 나도 음식을 따라 해보고 흉내를 내려 하지만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다. 그냥 식재료를 다듬거나 설거지만 하는 일이 오히려 기특한 짓이다.



* 시대가 발달하고 기술이 발전하여 가전제품이며 간편식 등이 잘 나오고 있지만 왜 엄마들의 일과는 여전히 고될까? 그리고 여전히 가족의 먹거리를 고민하는 엄마의 변치 않는 마음 덕분에 내가 편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는 내가 너무나도 싫을 때가 많아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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