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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담한 편지 Jun 30. 2024

홍보는 기세다

기획, 제작, 발행, 홍보까지 직접 하는 독립편지인의 삶을 살기로 했다. 

이번 한 주의 핵심 업무는 홍보다. 플랫폼도 없고, 디자인도 못 하니 어떻게 홍보 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아무것도 없으니 기세라도 있어야 했다. 정공법으로. 


문어발 전단지를 만들어 붙이고, 명함을 제작해 돌리고, 우편으로 홍보물을 발송하고,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내 콘텐츠에 관심 있을 법한 사람들에게 직접 DM을 보냈다, 세상에 대고 “저 여기 있는데, 저 좀 봐주세요!”라고 외치는 모양이었다. 빠더너스나 김영하 작가같은 유명인들에게도 DM을 보냈다. 물론 답장은 받지 못했지만 발로 뛴 홍보의 결과, 76명의 구독자와 55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얻었다.      

아래는 두 번째 <아담한 편지>의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아담한 편지> 두 번째 편지입니다.     

염천 더위에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저는 일주일 동안 <아담한 편지> 홍보에 몰두했어요.

<아담한 편지> 프로젝트의 가장 기본 전제는 ‘내가 나의 첫 번째 팬이 되어야 한다.’입니다. 창작자인 내가 나의 콘텐츠를 봤을 때 재미있고, 마음이 동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홍보도 저다운 방식으로 시작했어요. ‘저답게’ 비효율적이고, 아날로그적으로요.     


문어발 전단지를 아시나요? 하단에 연락처를 기재해 하나씩 떼어갈 수 있도록 만든 전단지요. 문어발 전단지를 만들어 여기저기 동네를 돌아다니며 붙였고요. 우체국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 편지 봉투에 전단을 넣어 홍보물을 발송했어요. 명함도 만들었는데, 디자인툴을 다루지 못하다 보니 30분이면 끝날 작업을 4일에 걸쳐 완성했어요. 인스타그램 카드 뉴스 한 장 만드는 것에만 몇 시간을 소요하고요.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효율성 대신에 어느 것과도 맞바꿀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어요.


이렇게 공들인 덕분인지 두 번째 편지 발송은 첫 번째 발송 당시 구독자 수의 15배가 넘는 숫자로 시작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이 구독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실은, 저는 확신이 있었어요. 무용한 것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확신.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내밀한 기록을 눈여겨볼 애정 어린 사람이 있을 거란 확신. 세련되지 못함을 기꺼이 사랑해줄 사람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요. 그런 분들이 <아담한 편지>의 독자가 될 거라 자신했어요.     


지난 편지에서는 구독자님이 저의 영감(inspiration)이라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주는 저의 자부심이었어요. 저의 자부심, 고맙습니다. 구독 신청 구글폼에 남겨주신 글도 하나하나 귀하게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있나요? 

지난 한 주간 저의 원동력은 책 속에서 발견한 문장이었어요. ‘창작자가 자신의 글을 읽어줄 독자를 직접 모집하는 행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글. (출처: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김키미) 그래서 지금처럼 서툴고 촌스러운 방식으로 시작하지만 부끄럽지 않습니다. 이렇게 저희가 만났잖아요.     

홍보물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홍보물 모음을 첨부하여 보냅니다. 소소한 즐거움이 되시길 바라며, 오늘 편지를 마칩니다.      


2024. 6. 24. 월요일 두 번째 아담한 편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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