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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elite Jul 26. 2015

명왕성의 빙하

새로운 명왕성 뉴스

명왕성 연재글을 마무리하고 something new가 나오면 명왕성 관련 글을 적겠다고 하자마자 -_-; 새로운 소식이 나오네. 명왕성에서 빙하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다.

알래스카의 바나드 빙하

[ 사진 출처 : http://www.nationalgeographic.com/wallpaper/science/photos/weathering-erosion-gallery/bernard-glacier/ ]


    위 사진은 비교를 위해 올린 것으로, 알래스카에 있는 바나드 빙하(Barnard Glacier)의 사진이다. 멀리서 사진 찍어서 그렇지 사진 아래쪽 빙하의 폭이 2k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빙하다. 서울 시내에서 넓게 보이는 한강 폭이 대략 1km 정도니, 바나드 빙하는 서울 시내 한강 폭의 2배... 적고 보니 진짜 큰 빙하구나 =,.=;;;


    근데, 명왕성의 빙하라니까 혹시 위와 같은 사진을 기대하셨다면 아쉽겠지만 -_-; 사실은 제목줄 배경 사진 같은 명왕성 표면 사진에서 빙하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거다. 제목줄 배경 사진을 좀 더 설명하는 사진이 아래이고, 스프트니크 평원(Sputnik Planum) 가장자리에 질소 빙하가 표시되어 있다. 지형 이름에 대해서는 명왕성 최신 사진 편에서 설명했었다. 명왕성 8편에서 명왕성 표면의 구성 물질에 대해 적으면서 명왕성 표면에 질소 얼음이 많다고 했는데, 아래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된 지역에서 질소 얼음이 빙하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사진 상의 크기에 대해 설명하면... 아래 사진에서 강줄기처럼 보이는 지형의 폭이 대략 2km 정도여서 위의 바나드 빙하와 비슷한 폭이다. 이를 통해서, 명왕성의 질소 빙하는 작은 것이 폭이 수백m 정도에서 큰 것은 바나드 빙하와 비슷한 폭임을 알 수 있다.

    사진의 해상도를 설명하면...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정상 크기로 사진이 나오는데, 그 정상 크기 사진에서 점 하나 즉 화소(pixel) 하나가 약 400m 크기이다. 지구 표면에 대한 인공위성 사진과 비교하면, 세세한 지형의 특성을 알기는 어렵고 대략 파악할 수 있는 정도 해상도이다. 해상도 비교를 위해, 구글 지도를 이용해서 서울 인근 지형을 비슷한 해상도로 맞춘 인공위성 지도를 같이 올린다. {명왕성 빙하를 표시한 사진은 브런치에서 축소해서 보여주므로 클릭해서 정상 크기로 봐야 해상도를 제대로 비교할 수 있음에 다시 한 번 유의} 이렇게 비교하니까 스푸트니크 평원이 엄청 넓구나. 사진에 나온 부분만 해도 한반도 폭의 1.5배 정도이고, 사진 속의 가느다란 줄기들이 한강보다 넓고 크다니 =,.=;;;

명왕성에 발견된 빙하를 표시한 사진 (클릭해야 정상 해상도로 보임)

[ 사진 출처 : https://www.nasa.gov/feature/new-horizons-discovers-flowing-ices-on-pluto ]

비슷한 해상도의 서울 인근 지형


    명왕성 최신 사진 편에서 아직 알 수 없는 원인과 지질 활동에 의해 운석 충돌 크레이터 같은 것이 지워지면서 명왕성의 표면이 계속 변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원인 중에 하나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사진으로 봐야겠다. 물론 명왕성의 특이한 지형들이 이런 빙하 만으로 완전히 설명되지는 않는다. 다른 원인이 더 있다는 뜻이다. 암튼, 명왕성에 뭔가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지질 활동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명왕성과 위성 카론에서 예상 밖의 지질 활동을 보며 놀라와하는 지금 상황이,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어찌 보면 예고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행성이 뭘까 2편에서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이 2006년 새로이 규정한 행성의 정의에 대해 소개했는데, 이 새로운 행성의 정의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가 천체가 안정적인 형태인 구형(球形, sphere shape)을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단 형태가 구형이어야 명왕성이 포함되어 있는 왜행성 급이나 지구가 포함되어 있는 행성 급 천체로 분류가 가능하다.

    그런데, 당초 IAU가 행성의 정의를 마련할 때 구형이려면 대략 직경이 800~900km 이상 크기는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최소한 소행성 대세레스와 비슷한 크기는 되어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건 지구나 소행성처럼 암석형 천체일 때 성립하는 이야기이고, 해왕성 바깥 천체처럼 얼음형 천체는 훨씬 작은 크기여도 구형이 된다는 문제가 나중에 드러났다. 명왕성 7편에서 해왕성 바깥 천체 중에 왜행성 조건은 충족하지만 아직 왜행성으로 분류되지 않은 천체가 많다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행성의 정의를 통해 왜행성을 규정할 때 예상 못했던 얼음형 천체의 특이 사항 같은 것이 드러나니까, 왜행성 분류를 보류하면서 보충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하니 어쩌니 하고 있는 중이다.

    얼음형 천체가 구형이 되기 쉽다는 것은 얼음형 천체의 구성 물질이 암석형 천체의 구성 물질에 비해서 유동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지구 상에서도 이것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맨 위에 올린 바나드 빙하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암석으로 된 산은 유동성이 적어 쉽게 흘러내리지 않지만, 얼음 덩어리는 상대적으로 쉽게 흘러내려서 커다란 빙하를 형성하잖나. 지구 상에서는 얼음 많은 지역이 사람 살기 좋은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별로 없었지만, 일부 과학자들이 얼음의 유동성이나 독특한 특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중이다.


암튼 다시 하는 말이지만... 정말이지 우주는 드넓고 지구의 좁은 상식으로 예단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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