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장의 어디쯤

나에게 쓰는 편지

by 손예림

from. 10일 뒤의 나를 부러워할 지금의 내가,
To. 이걸 읽고 있을 10일 뒤의 너에게.


안녕! 귀국편 비행기를 타고 퇴근하고 있을 나야. 너무 대견하고 장하다. 여행으로 갔어도 쉽지 않았을 여정을 출장이라는, 그것도 첫 출장이라는 포장지로 감싸며 오늘로써 멋지게 매듭을 지었겠네.


늘상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아서 망설임이 항상 붙어 다녔었지. 그런데 웬일인지 언젠가부터 하고 싶은 일은 해내고야 마는 과감한 나를 만들어나가고 있더라.




이과수 보트투어를 하면서 이상한 일이 생겼었지. 인생의 순간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쓰윽 스쳐 지나갔었잖아. 블로그를 시작한 것부터 해서 히말라야 등반, 인도 여행, 국토대장정,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인솔자. 호락호락한 일들이 아니었음에도 주저하지 않았어. 물론 신중했던 찰나의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고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경험치와 교훈을 얻어냈지. 그러고 보면 점점 내가 바라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그리고 오늘부로 되고 싶은 나의 최상위 모습과 훨씬 더 가까워졌어.




하루하루가 힘들었을 거야. 무수한 퀘스트를 깨 나가는 것처럼 도무지 끝이 없었을 테니까. 하루의 끝이 찾아오면 아무 생각 없이 눕고 싶었지만, 다음날의 고민들이 이불처럼 내 몸을 뒤덮었고 밤새 나를 괴롭혔어.


한 번은 다이어리를 쓰다가 손에 펜을 쥔 채 잠들었던 적도 있었지. 의자에서 일어나 편하게 자야겠다 생각하고 침대에서 눈을 감았는데 자꾸만 가위에 눌렸어. 가까스로 잠에서 깨고 다시 눈을 감으면 또 가위에 눌리고. 그렇게 6번은 반복했던 것 같아. 너무 무서워서 불을 켰는데도 악몽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


그러다가 한국에 있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지. 그게 나를 참 따뜻하게 다독여줬어. 특별할 거 없는 통화였는데, 그 별거 없는 익숙함이 나를 편하게 잠재우더라. 이게 첫 출장, 첫날밤이었어.




그렇게 힘들었음에도 다음 출장이 기다려지는 건, 발전할 내 모습이 명확히 보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이번 출장을 통해 긴장하고 두려움에 떠는 게 성장의 여지라는 걸 톡톡히 알게 되었어. 말로만 아는 게 아니라 실제 내 경험으로 만들었지 뭐야. 앞면이 두려움이라면 뒷면은 성장이라는 거. 이게 뭔지 정말 알겠지 뭐야. 왠지 내 미래가 더욱 무궁무진해질 것 같아.



"사람들은 지나고 나면 후회한다. 그때 잘할걸, 그때 더 열심히 할걸…. 하지만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때’가 바로 지금인 것을..."



지금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네가 너무 부러워. 얼마나 몸과 마음이 편할까. <사람들은 지나고 나면 후회한다. 그때 잘할걸, 그때 더 열심히 할걸…. 하지만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때’가 바로 지금인 것을...> 어쩌면 지금 이걸 읽고 있는 너는 지금의 나를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니 나는 나의 하루를 조금 더 만끽하고 좋았던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더 감사해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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