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수능이라도 보는 기분이었다

by Grace Hanne Lee

예정일이 5일 남았다. 둘째가 혹시나 생겼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벽 4시부터 잠을 못 이뤘다. 너무 새벽에 임테기를 하면 괜히 결과가 안 좋을까 하여 7시까지 억지로 기다리다 떨린 마음으로 테스트기를 꺼내 들었다.


음성이었다.


사실 안될 것 같긴 했다. 배란 예정일에 배란액까지 확인한 그날따라 유난히도 잠에 들지 않던 나무는 새벽에야 겨우 잠들었고, 새벽에라도 둘째를 준비해야 하나 싶어서 남편에게 신호를 보냈지만, 품 안에 잠든 나무가 유난히 예민하게 잠에서 깨는 바람에 그날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다. 이미 직감적으로도 알고 있었고, 지금 당장 둘째를 꼭 갖고 싶다는 마음이 절망적인 수준도 아니었지만, 괜히 마음이 서운하다. 이번이 아니면 또 한 달이다. 점점 더 터울이 짙어져 가려나, 우리의 계획이랑은 점점 더 멀어지려나 하는 따위의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나도 이런데-,


몇 년간 준비하며 의학의 힘을 빌어야 하는 부부들은 얼마나 마음이 타고 또 탈까.


조금은 마음이 까칠해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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