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모닝, 시간을 다시 사는 연습 중

음악 추천 Bill Evans Trio – 〈Peace Piece〉

by 글다뮤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작은


오늘의 삶이 어떤 결로 흐를지를 결정하는


가장 조용한 선언의 시간이다.



한때는 나 또한 미라클 모닝으로 하루를 열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투자 공부를 하고 짜여진 시간안에서


그날 새벽에 해야 할일을 체크하고


직장에 가기 위한 준비를 또 서둘러했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일어나기가 무섭게 이렇게 꽉 짜여진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건가?



베르그송은


시간은 시계가 재는 단위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내는 방식 속에서 흐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아침을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시간을 다시 내 편으로 돌려놓는 연습으로 시작하기로 한다.




깨어남의 여백 첫 10분!


눈을 뜨자마자


나는 세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휴대폰 대신


몸의 감각에 먼저 도착해 본다.



침대 위에서 천천히 기지개를 켜고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리듬을 따라가 본다.



손끝, 발끝, 어깨와 목의 긴장을 느끼며


오늘의 몸 상태를 살핀다. 그리고 몸의 감각을 깨우며 움직임을 가져 본다.



그리고 이렇게 조용히 묻는다.


“지금 내 마음의 날씨는 어떤가.”


맑음이 아니어도 괜찮다.


흐림, 안개, 소나기여도


이 시간에는


어떤 감정도 고치지 않는다.



오감의 정화와 리듬을 꺠우는 10분!


따뜻한 물을 마시기 전,


소금으로 입안을 천천히 헹군다.


밤 사이 쌓인 잔여를 씻어내듯


소란한 생각들도 함께 정화한다.



그 다음,


따뜻한 물 한 잔을


아주 천천히 마신다.


온도가 목을 타고 내려가는 길을


의식적으로 따라가 본다.



창문을 열어


새벽 공기를 들이고,


새벽 정막을 깨우는 작은 새소리, 차 지나가는 소리 등


그날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 시간은 무언가를 ‘해내는’ 시간이 아니라


느끼는 감각을 되찾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20분은


내면을 언어로 정리하는 시간이다.


짧은 긍정 확언을 적는다.


오늘의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면 충분하다.




오늘 나는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나는 나로서 충분하다.


나는 무한 가능성이다.





그리고 감사일기를 쓴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따뜻한 물 한 잔,


고요한 새벽 공기,


지금 이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대한 감사.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시 앉아


지금, 여기에 머문다.



베르그송이 말한


잘려 나가지 않는 시간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같은 주말에는


커피 한 잔이나 간단한 과일을 준비하며


속도를 늦춘다.


평온함은 선물과 같다.





[오늘의 음악 추천] Bill Evans Trio – 〈Peace Piece〉


서두르지 않는 피아노의 반복이


아침의 호흡과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게 밀어붙이기보다


그 자리에 오래 머물게 해주는 음악.



https://youtu.be/46addWFqG_I?si=R4I2t55itKEEwYxE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