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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Oct 06. 2019

린 스타트업

나도 스타트업처럼 피벗이 필요하다.

이번에 새로 참여한 독서모임에서 <린 스타트업>이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대학 시절에 읽었던 책을 사회생활을 얼마간 한 후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 <린 스타트업>을 만났을 때

내가 에릭 리스의 <린 스타트업>을 처음으로 접했을 때는 한창 창업이 붐이던 시기였다. 페이스북이 갓 태어나 유니콘으로 폭풍 성장하고 있었고, 이에 힘입어 주변에도 취업 대신 창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여러모로 들끓던 시기였다.


또래 개발자들과 열정적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현업 멘토로부터 조언을 듬뿍 받을 수 있던 시기에 이 책을 만났다. 사회에서 일을 하고 나서야 그때가 황금 기였는지 실감했다.


당시 우리 팀은 모두가 개발자였지만 스마트 TV 앱을 만들기 위해 고객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기획을 탄탄하게 다졌었다. 멘토들의 훌륭한 피드백과 대학생 시절의 열정과 체력으로 나름 구체적인 기획을 다졌었다. 페르소나 분석, 설문조사 등등. 그러나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더 빨리 읽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없이 많은 삽질을 통해 하나하나 일궈가던 경험들이 책 안에 논리 정연하게 제시되어 있었다. 물론 직접 경험으로 배우는 것은 효과적이다. 많은 시간과 리소스가 들뿐..


당시엔 불투명한 미래에 자신이 없었고 프로젝트 차원으로 끝났다. 읽은 지 몇 년이나 지났지만, 다시 읽으니 이미 당연하게 이해하고 있을 만큼 많이 배웠다.


이번에 읽을 때는 '가치와 낭비'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지금 내가 가진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치와 낭비

노력 중 어떤 부분이 가치를 창출하는 부분이고, 어떤 부분이 낭비일까? 이 질문이 린 제조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다.
낭비가 발생하는 부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없애나가야 한다.


모든 스타트업은 노력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다만, 그 노력의 대부분이 낭비였다면, 얼마나 허탈한가.


저자는 IMVU를 개발할 당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않고 '여러 메신저에서 아바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지. 대부분의 메신저를 지원하는 플러그인을 만들자'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몇 달간 시간을 들였다. 그러나, 고객들은 자신들의 메신저에 아바타를 끼워 넣고 싶지 않았다. 결국 몇 달간의 시간과 리소스는 낭비되었다. 물론, 실패를 통해 학습할 수 있다. 하지만 노력 중 어떤 부분이 가치를 창출하고, 어떤 부분이 낭비 일지 끊임없이 점검한다면 더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학습할 수 있다.


지금의 나는 피벗이 필요하다

나는 성취와 다양한 경험에 대한 욕심이 많다. 퇴근 후에도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거나 학습하기 위해 노력한다. 깨어있는 대부분이 노력하는 시간이다.


나를 스타트업에 비유해 객관화하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가치가 여러 개인 스타트업이다. 즉, 망조가 보이는 스타트업이다. 에너지와 리소스를 태워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목표가 너무 많고, 사실 하나를 꼽을 만큼 우위에 선 목표가 있지도 않다.

여태까지는 내가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표로 나를 판단했다. 예전에 작성했던 글처럼 데일리로 내가 정한 일들을 수행했는지 체크하고, 월말에는 회고와 함께 보상을 주었다.

(이제 보니, 저렇게 뚜벅뚜벅 비둘기처럼 걷기만 한 것 같다.

무엇인가 목표를 정하고 날아가야 할 텐데..)


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스타트업이다. 분명한 목표 한 개를 정하고, 그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래야 핵심 지표를 만들고, 정말 내가 성장하고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매 순간 노력하며 살고 있음에도 허무함이 밀려들진 않겠지..


주변 사람들한테 나만큼 열심히 사는 사람을 못 봤다고 칭찬도 듣지만 걱정도 많이 듣는다.

"너무 무리하는 것처럼 보여"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행복해질 수 있어"


사실 나의 목표가 무엇인 지 모르겠다. 행복해지는 것인지. 성취라면 어떤 것을 가장 성취하고 싶은 지. 왜 성취하고 싶은 지.

어찌 보면 나라는 고객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이 우선일지도 모른다.


나라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을 바라보는 스타트업의 눈빛으로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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