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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Sep 29. 2019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사랑한다고 함께 해야 하는 건 아니야.

기욤 뮈소의 소설이다. 예전에 <종이 여자>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당신, 거거 있어줄래요?>도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사랑 이야기다.

나이가 들어서 사랑 이야기에 둔감해진 것인지, 독서 취향이 변한 것인지 이 책을 그다지 재미있게 읽진 않았다. 그럼에도 시간 이동이라는 요소 덕분에 이야기에 대한 흥미를 붙잡을 수 있었다.


사랑했던 이를 위해 기회를 사용하다

노년이 된 엘리엣은 과거로 10번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는 삶에서 가장 사랑했던 여자를 다시 만나기 위해 그 기회를 쓰기로 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과거의 행동이 현재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는 현재 딸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사랑하는 일리나와 함께하기를 포기한다.

다만, 사랑하는 연인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 기회들을 사용한다.


읽다 보니, 드라마 <나인>이 생각났는데, 나인이 이 소설의 모티브를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9번이라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과거를 바꾸려고 하는 것. 개인적으로는 나인의 스토리가 더욱 풍성했다. 과거가 뒤틀리는 점도 재밌다.


한편, 사랑한다고 함께 해야 하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어바웃 타임>처럼 자신의 아이를 위해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엘리엇도 딸아이를 잃을 수 없기에 일리나와 함께하지 못한다.

그저 일리나가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사랑의 비중이 다른 게 아닐까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둘 다 서로를 끔찍이도 사랑했음에도 그녀는 목숨을 버릴 만큼 사랑했고, 그는 그녀의 죽음이 뼈아프지만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만 사랑했던 걸까?

사랑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인 것일까. 사랑하는 정도의 '양' 차이일까.


내 생각에는 전자 같다. 

인생에 있어 사랑의 우선순위와 비중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아무리 모든 마음을 주고 사랑한들, 내 인생의 사랑의 비중이 작다면 그 사랑의 전부가 사라진다고 해도 인생이 사라지지 않으니까 말이다. 일리나는 인생 전부만큼이나 사랑이 중요했기에 이별의 말을 듣고 나쁜 선택을 했나 보다. 


나에겐 사랑이 인생에서 얼마만큼의 무게를 차지할까.

문득, 다른 사람들의 사랑의 비중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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