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퐝지 Jul 07. 2019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뛰어난 개인 간의 조합보다 뛰어난 팀이 승리한다

팀워크에 관한 책 중 최고라는 추천을 듣고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뛰어난 개인 간의 조합보다 팀워크가 훌륭한 팀이 더욱 큰 성과를 낸다. 


어떻게 해야 팀워크가 강화되는 것일까?


저자는 미국의 성공적인 스포츠 팀, 군사 집단, 기업, 교육 기관 등의 사례를 들어, 그들이 가진 공통점을 분석했다. 익숙한 기업 또는 조직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팀의 사례를 소개했기에 인간의 어떠한  보편적인 심리가 조직에 헌신하게 하는지 설명하기에 신뢰가 갔다.


Safety, Vulnerability, Story

성공적인 팀워크의 비결은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Safety - 소속감과 안정감은 팀워크의 기본이다

Vulnerability - 서로의 취약성을 공유할수록 협동력은 강해진다

Story - 하나의 목표를 위해선 이야기가 필요하다


Safety: 팀워크의 기반인 소속감과 안정감

크리스마스의 정전 협정

소속감과 안정감은 사람들 간의 미묘한 교감을 통해 쌓아 올려진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되던 중 독일군과 연합군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노래를 부르며 술잔을 나눈 일이다. 매일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휴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전까지 미묘하게 쌓아 올려진 교감 때문이었다.

연합군과 독일군은 같은 시간대에 식량을 공급받았고, 식사 중에 발포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식사에서 시작된 패턴은 다른 행동으로도 퍼져나갔는데, 소나기가 쏟아져 활동이 어려운 날에도 교전을 멈추었다. 날씨가 추워지면 초소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나와 침대를 만들 건초를 주우러 다녔고 그럴 때면 양쪽 모두 발포하지 않고, 총부리를 거두었다. 암묵적인 휴전의 공간은 보급로와 화장실까지, 사상자를 수습할 때에도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며 양쪽 진영에서는 안전하다는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참호는 소속 신호가 넘치는 곳이 되었고, 각각의 신호는 날마다 반복되고 모이면서 강력한 결속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에 서로의 사령관이 무장을 해제한 채 만났고, 전쟁 속에서 말도 안 되는 결속이 발생한 것이었다.



NBA 포포비치의 아날로그식 교감 방법

포포비치는 선수들과 유대감을 조성할 때 얼굴을 마주하고 간단한 스킨십을 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취한다. 특히 그는 선수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를 자주 즐기는데, 그때마다 식탁에는 음식과 와인이 한가득 놓인다. 선수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와인 리스트를 알고 있으며, 경기를 함께하는 것만큼이나 회식을 자주 한다.

팀이 최악의 패배를 맞이했을 때에는 우승을 기대하고 예약했던 식당을 취소하지 않고 선수들을 한 명씩 맞이하며 모두를 반기고 대화하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몇몇 선수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각자의 침묵에서 벗어나 패배를 잊고 웃음을 터뜨리도록 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팀원들에게 '당신은 안전하다'라는 안정감을 주었고, 선수들은 그 날을 팀이 가장 강해진 최고의 날로 꼽았다.


괴짜 억만장자의 '충돌' 법칙

셰이는 돌발적으로 이뤄지는 사람들의 만남을 충돌이라고 표현하며, 이러한 충돌이 모든 조직의 혈류이자 창조성과 공동체 의식, 화합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충돌하게 하며, 교류하도록 한다. 

그의 프로젝트의 성공확률이 높은 것은 그가 탁월한 리더십으로 사람들을 드라이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더욱 자주 충돌하게 하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Vulnerability: 취약성에 대한 공유은 신뢰를 높인다.

유나이티드 232편의 기적

최악의 추락사고가 될 뻔했던 유나이티드 232편은 불행 중 다행으로 승무원을 포함해 296명 중 185명이 목숨을 건졌던 사건이 있다. 1억 분의 1 확률로 기체에 결함이 발생했고, 비행기는 폭발하거나 추락하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착륙에 성공한 것은 기장이 권위의식을 버리고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이를 통해 모두가 긴밀한 소통을 했기 때문이었다.

232편의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개인의 능력이나 기술 덕분에 기적 같은 결과를 일군 것이 아니다. 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각각의 역량을 더 큰 지능으로 조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지만 자신을 낮추는 소통으로 집단의 수행 능력이 촉발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여기서 배울 점은 우리의 타고난 본능에 반하더라도 특정한 행동을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상대방에게 취약한 모습을 내보이는 것이다.

유나이티드 항공 232편의 기장이었던 엘 헤인즈의 상황을 떠올려보자. 그는 기장으로서 막강한 힘과 권한을 지녔고, 모두를 책임지고 정확한 현실을 알려주고 문제 해결의 방향을 주도할 수 있었다. 폭발로 조종이 어려워지자, 그는 조종간을 붙잡고 본능적으로 말했다. "내가 해볼게." 훗날 헤인즈는 이 말을 두고 "일생 동안 했던 말 중에 제일 바보 같은 말이었어요"라고 자조했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졌다면 232편은 추락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방식을 고집하지 않았다. 그는 기장의 권위를 내던지면서까지 자신의 취약성을 알리고 대원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소통하는 일을 해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지 두 단어로 충분했다. "의견 있어요?"

추후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서 동일한 시뮬레이션을 28회나 반복했지만, 번번이 착륙 근처에 가지 못하고 추락했다고 한다. 


취약성 고리

폴저는 취약성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신호를 보내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받는 사람이 핵심입니다. 가감 없이 취약성을 끄집어내 자신의 약점을 밝힐까요, 아니면 아무도 없는 척 숨기고 가장할까요? 결과에서는 아주 큰 차이가 납니다.

폴저가 설명하는 소통 방식은 '취약성 고리'라는 용어로 압축된다. 

진정성 있는 태도와 열린 마음이 전제될 때, 가장 내밀하고 취약한 부분이 협동과 신뢰를 쌓아 올리는 머릿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취약성 고리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1. A가 자신이 취약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2. B가 신호를 감지한다.

3. B도 자신이 취약하다는 신호로 화답한다.

4. A는 신호를 감지한다.

5. 취약성을 공유하자는 합의가 세워지고, A와 B사이에 신뢰도가 높아진다.



Story: 스토리는 같은 목표를 향하게 한다.

스토리는 팀원들을 같은 목표로 향하게 하며, 진부해 보일지 몰라도 명확한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픽사의 스토리가 특히 인상 깊었다.


픽사의 복도에 붙여진 문구들

나보다 똑똑한 사람을 고용하라.

일찍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

모든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라.

문제와 직면하라.

난이도가 낮은 업무는 당신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좋은 아이디어보다는 좋은 사람들에게 투자하라.


구성원들이 스토리에 대해 충분한 합의를 거쳤다면 위기상황이나 중요한 결정 시 보다 빠르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서로의 목표에 대한 신뢰와 합의가 기반되어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개인보다는 훌륭한 팀워크를 가진 팀이 더욱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과 서로의 취약성이 신뢰성을 강화시킨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한편, 아쉬운 점은 팀워크가 리더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리더가 팀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안정감을 주어야 하며,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팀원들과의 신뢰를 강화시키며,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에 동조하도록 끊임없는 토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팀의 분위기를 결정할 만큼 핵심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팀은 모든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인데, 그렇다면 팀원으로서는 어떻게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는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대부분의 우리는 리더가 아니라 팀원이니까.


그래도 팀워크에 대한 새로운 관점, 완벽한 리더가 아닌 취약한 리더가 집단을 강하게 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이전 05화 조금은 따뜻해져도 괜찮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