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문학선 1

by 이계원

도서명 : 한국단편문학선 1

작가/역자 : 김동인 외/이남호 엮음

출판사 : 민음사

평점: ****



독서 소감

- 오랜만에 단편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었다. 한국단편문학선이라고 주로 1920년대와 1930년대의 일제시대 단편 소설을 모아 놓은 책인데, 오래된 것 같은데도 요즘 현실과 비교해 보아도 크게 낯설지 않다.

물론 일부 단편 소설들은 글의 표현방법이나 단어들이 오래된 느낌은 있지만, 전체적인 글의 스토리나 흡입력 측면에서 보면 요즘 현대소설 보다도 나은 측면도 일부 보인다.


수록된 단편소설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김동인 : 감자

- 그래도 도덕심을 가지고 살고 있던 농민의 딸인 복녀가 게으름뱅이에게 시집을 가서 점점 타락(?)해 가다가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는 이야기이다. 복녀는 처음에는 사람의 체면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으나, 점점 편하게 먹고살기 위해서 몸을 팔기 시작한다. 중국인이 하는 감자 밭에서 감자를 훔치다가 들켜서 대신 몸을 내주고, 나중에는 중국인이 새로 신부를 들이자 시샘하다가 어이없이 죽어서 공동묘지로 가게 된다. 사람에게 먹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대한 것이며, 또 인생이란 것의 덧없음을 짧은 이야기 속에 녹여내었다.


2. 현진건 : 빈처

- 많이 배운 남편이지만 무명작가로 글만 쓸 뿐이지 실제 생활능력은 없어서, 아내가 어렵사리 살림살이를 저당 잡혀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부부에 대한 이야기다. 아내는 신식 교육을 받지 못한 구식 아내이지만 남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가난한 처는 부유한 친정집과 친정언니와도 비교하지 않고 가난한 서생인 남편을 위해 가난을 참아가며 위안을 준다. 부부는 지식이나 돈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맺어지는 관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3. 이광수 : 무명

- 일제시대에 사기, 방화 등 여러 가지 죄를 지어 감방에 갇힌 인간 군상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방에서도 병이 들어 병감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 감방이라는 닫힌 공간에 대한 고통뿐만 아니라 병이라는 더 큰 고통도 같이 견뎌야 하는, 지옥도처럼 비참한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때로는 희극적으로 때로는 비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4. 김유정 : 동백꽃

- 김유정의 동백꽃은 교과서에도 실렸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그래서 어린 주인공들이 닭쌈을 붙여 싸우는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읽어 나가다 보니까 뜻밖의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제목인 동백꽃만 보고 붉은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글 안에서 표현이 노란 동백꽃이라고 나온다. 그리고 알싸한 내음새라는 표현도 있다. 결국 내가 알고 있던 남쪽에서 피는 붉은 동백꽃이 아니라, 노란 다른 꽃이라는 이야기이다.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강원도에서는 노란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당연히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는 내가 생각하던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붉은 동백꽃
노란 생강나무 꽃



밑줄 친 문장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흐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내음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같이 읽으면 좋은 작품

- 문학 속에 핀 꽃들, 김민철, 샘터사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011278


책을 읽고 생각난 질문

- 사람의 운명은 누가 결정하는 것인가?

- 사람은 자신이 살던 시대를 얼마나 반영하며 살게 되는가?

- 선한 사람은 선하게, 악한 사람은 악하게 태어나는 것인지, 아니면 환경에 따라 사람의 성품이 달라지는가?


나의 한 줄 추천사

- 우리가 사는 세상도 100년 전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20년대의 소설에서도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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