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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계원 May 04. 2021

공유킥보드의 명과 암

요즘 길거리에서 공유킥보드를 흔히 볼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나주혁신도시에도 공유킥보드가 최근 많이 늘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공유킥보드가 보인 것은 오래 되었지만, 이제는 지방 중소 도시에도 공유킥보드를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버스나 택시 타기도 애매한 가까운 거리를 공유킥보드를 타고 가면 편리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여기저기 불쑥 튀어나오는 공유킥보드를 보고 있으면 위험하다는 생각도 절로 든다. 모든 사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공유킥보드의 명과 암을 찾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리해 보았다.


1. 공유킥보드 요금


공유킥보드 요금은 생각보다 싸지 않다. 처음 공유킥보드를 타 보고 생각 보다 많이 나온 요금을 보고 약간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다. 4분 22초 탔는데, 기본요금 포함해 2100원의 요금이 나왔다. 나중에 보니까 할인쿠폰도 있고, 시간대별로도 다양한 요금체계를 적용하고 있어서 실제 부담하는 요금은 이보다 저렴했다.  요금은 업체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기본료 1000원, 1분당 100원 전후의 요금체계를 가지고 있다.


공유킥보드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거리를 가기보다는 몇 킬로미터 이내의 단거리를 가는 사람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버스 기본요금보다는 비싸더라도 택시 요금보다는 훨씬 저렴한 요금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자료 출처 : 지디넷코리아


2. 공유킥보드의 안전성


요즘 길거리를 가다 보면 보도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공유킥보드를 보고 놀랄 때가 있다. 특히 어두운 밤에는 까딱 잘못하면 부딪쳐서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공유킥보드의 안전성은 사실 타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차량에게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공유킥보드를 피하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도블록에 놓여 있는 공유킥보드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건수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경찰청 교통사고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117건이던 사고 건수는 2020년에는 897건으로 크게 늘었다.


개인형 이동장치 (가해자) 교통사고 건수. (그래픽=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출처 : 뉴스포스트(http://www.newspost.kr)


전동킥보드에서 고려해야 할 안전성 문제는 속도, 안전모 착용, 주차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속도이다. 현재 제한속도를 25km 정도 허용하고 있는데, 사실 이 속도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고속도를 20km 이하로 낮추고, 인도나 학교 앞 등 필요한 경우에는 10km 이하로 서행하게 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전동킥보드의 제한 속도 준수를 운전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시스템적으로 도로 위치 파악해 낮은 속도를 자동 적용하게 하는 방법도 기술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안전모 착용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킥보드는 바퀴가 작기 때문에 조그만 턱에도 쉽게 넘어질 수 있어 운전자의 부상 위험성이 자전거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안전을 위해서 머리에 헬멧을 꼭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안전모를 착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공유킥보드의 경우는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이 사용한 안전모를 여러 사람이 돌려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언제 공유킥보드를 탈 지도 모르는데 외출하면서 개인 안전모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최근에 서울에 갔다가 한 공유킥보드 업체에서 공유킥보드 상단에 안전모를 부착해 놓은 것을 보았다. 다른 사람이 사용한 안전모를 쓰는 것에 거부감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안전모를 부착해 놓은 공유킥보드


세 번째는 주차 문제이다. 길거리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공유킥보드를 방치해 놓아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실 공유킥보드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주차장소를 지정하게 되면 이용에 불편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하고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른 보행자의 이동에 불편하지 않도록 지정 주차장을 바닥에 선을 그어서라도 표기해 주고, 반납할 때 주차 인증샷을 찍도록 하여 잘 지키면 보너스 포인트를 주고,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벌금 페널티를 물리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3. 공유킥보드의 편리성


앞에서 공유킥보드의 문제점을 여러 가지 이야기했지만, 공유킥보드는 사실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동의 편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걷기에는 좀 멀고, 버스나 택시를 타기에도 애매한 거리에는 공유킥보드가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집에서 회사나 학교, 식당 같은 약속 장소까지 이동한다고 가정해 보자. 먼저 개인 자가용을 이용하면 편리하겠지만 교통 혼잡과 주차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 지하철역은 내가 사는 집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버스의 경우에는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너무 많이 돌아가거나, 밤에는 운행을 안 할 수도 있다. 택시의 경우에는 편리하기는 한데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보면 버스나 지하철역까지는 걸어가고, 긴 거리는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 이렇게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피로도도 높아진다.


공유킥보도를 이용하면 먼 거리가 아니라면 출발지 근처에서 공유킥보드를 빌려 타고, 목적지까지 바로 갈 수 있다. 목적지가 먼 경우에는 공유킥보드로 가까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까지 이동한 다음 대중교통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도 있다.


지금 내가 사는 나주 혁신도시의 경우 인구수가 적고 신도시이다 보니까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는다. 기존에는 다른 지역에 갔다가 나주에 올 때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20분 정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 전에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서 공유킥보드를 빌려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까 시간도 단축되고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기다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킥보드를 타고 있으면 운동 효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4. 공유킥보드의 나아갈 방향


지금까지 공유킥보드의 장점과 단점을 기존의 운영 체제 안에서 살펴보았다. 지금부터는 공유킥보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요금체계 개편, 안전성 향상, 통합 모빌리티 측면에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요금체계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기본요금에 기본거리 탑승시간을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적어도 5분이나 10분 정도의 시간은 기본요금에 포함시켜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또 다양한 요금체계를 만들어 새로운 이용자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배달이나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월 정액요금제나, 관광객을 위한 일 정액 요금제, 버스나 지하철을 갈아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환승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두 번째로 안전성 제고를 위해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개인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임하고 있는데, 공유킥보드 업체에 시스템적으로 관리책임을 지우게 하는 방법도 있다. 공유킥보드를 대여하고 반납할 때 인증사진을 찍게 하여 안전모를 착용하였는지, 지정된 주차지역에 주차하였는지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요금 정산할 때 이동시간과 이동거리를 계산하여 과속한 이용자에게 벌금을 물리거나, 아예 최고속도를 시스템에서 구역에 따라 자동 적용하게 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공유킥보드에 대해서는 법, 보험, 안전 교육, 시스템 등을 통해서 이중삼중으로 크로스 체크하여 안전성을 크게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 모빌리티로의 확장이다.  교통과 주거 측면에서 보면 공유킥보드는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굉장히 크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면 교통이나 주거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큰 사회적 문제이다. 그런데 막대한 돈을 들여서 도로를 새로 개설하거나 지하철을 놓거나, 땅이 부족한 도심에 비싼 집을 지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효율적인 해법이 아니다. 공유킥보드만 기존의 대중교통체계와 잘 연결할 수 있으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도시 주변부도 주택단지나 오피스, 상가 등으로 활용이 보다 용이해질 수 있다. 따라서 공유킥보드를 개별 시스템으로 운영하지 말고, 기존의 택시, 버스, 지하철 등 다양한 교통체계와 연계하여 가장 저렴하면서 편리하게 이동가능한 통합모빌리티로 확장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파트 광고에서 흔히 보는 지하철역 5분 거리 이내가 공유킥보드로 5분 거리 이내로 바뀐다면, 우리의 삶도 보다 경제적이면서 편리하게 바뀔 수 있다.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



참고자료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92&aid=000221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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