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 급 발진해 버렸다. 알코올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 탓일까? 카페지기 왕언니의 훈시 말씀 때문이었을까? 암튼 갑자기 독서대에 꽂혀 급 발진 버튼이 눌려졌고, 손을 번쩍 들며 큰 목청으로 6만을 외쳤다. 아 몰랑~! 아이가 평소 책 읽는 걸 좋아하기도 하니, 가장 만만한 아이템이기도 했다. 경매 후 즉석에서 물물교환이 이어졌다. 집에 독서대가 하나 더 있으므로.
연말기념 재미난카페 지기들이 후원의 밤을 열었다. 재미난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마을공유카페, 재미난카페 발전기금 모금. 노후화된 난방기를 교체하고, 여기저기 유지보수도하고 부족한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한 행사. 먹거리, 마실 거리와 후원물품 경매와 판매 공간도 열렸다. 음악밴드인 함그동밴드도 초청되었다. 문화 공연이 함께하는 품격 있는 후원의 밤.
사전 예약을 통해 위스키 세트를 주문했었다. 오오~ 위스키를 곱빼기로 준다! 두 잔 째 마시니 취기가 살짝 오른다. 위스키 세트에 포함된 모듬 치즈 안주는 페어링이 훌륭하다. 위스키는 브랜디드 몰트 위스키 몽키숄더, 글렌캐런잔에 우아하게 나온다. 세련된 후원의 밤 너낌. 흔히 바자회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파전에 막걸리 분위기가 아니라 좋았다. 초록병 소주가 없는 건 정말 깔끔하고 탁월한 선택이다.
재미난학교 어울림위원회도 송년모임을 가졌다. 최근 어울림위원회에서 가장 화제의 중심은 누가 내년도 위원장을 맡을 것인가? 서로 나름의 논리를 피력하며, 상대방을 지목한다. 나는 배신의 아이콘이 되어 훨훨 도망갔다. 교육환경위원회로 다시 홍보위원회로 갈아타며, 어울림위원회에 작별을 고했다. 미소를 잃지 않으며 뻔뻔하게.
곧이어 함그동밴드의 공연이 열렸다. 지역활동가, 예술가들과 함께 작은 콘서트를 열고 즐기는 이런 문화는 참 훈훈하고 정겹다. 직접 만든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며, 공연을 했다. 이럴땐 떼창이 빠질 수 없다. 함그동밴드, 함께 그리는 동그라미 밴드라는 의미란다. 몇 달 전 멸종동물 기후위기 행진에서 함그동밴드가 신문지로 만든 개구리 탈을 내가 빌려 쓰고 행진에 참여했었다. 이렇게 뮤지션으로 만나니 또 다른 느낌. 환경단체나 자선단체와 연대해 사회적 활동을 함께 한다고. 훌륭한 분들이다. 이런 분들과는 앞으로 좀 더 친하게 지내기로.
아기자기한 재미난카페의 데코레이션에 넉넉한 인심의 위스키에 글렌캐런잔과 모둠 치즈의 세련됨에 흥겨운 공연에 기분이 업 되었다. 흥겹고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정작 회의를 하기로 했던 산책모임 멤버들과는 준비한 안건 3가지만 짧게 공유하고, 다음 일정을 다시 잡는 것으로 끝. 어울림위원회는 아직까지 차기 위원장 후보 선출에 여념이 없다. 참 인물이 나오길! 공식 행사 시간인 10시를 넘겨 11시 반정도까지 수다를 떨었다. 이제는 진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