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향 Jun 24. 2024

선택과 집중

나를 믿을 수밖에

무엇을 하든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한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워 집중하기 쉽지 않을 때가 더러다.

한 달에 20만 원을 내고 가졌던 모임을 연장하지 않고 끝냈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스터디를 시작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고민 중이다. 아마 나의 선택은 다시 고립일 듯하다.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자 마음먹고도, 그 일에 대해 알아볼수록 역시 뭐든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나의 꿈이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 와중에 새로 시작한 모임을 끝내고 스터디를 하지 않기로 먹은 마음이 과연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운 건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얼마 전 가졌던 마음가짐과 결심을 믿고 뚝심으로 밀어붙여보려 한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으로 무식하게 달려온 지난 세월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변한 나의 현실로 인해 어떤 갈림길에 놓였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 미래도 보장할 수 없고 확신도 가질 수 없는 일을 마냥 붙들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게 오랜 시간 바라고 바라던 나의 꿈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내 꿈의 수명을 내년까지로 한계를 둔 것은 나한텐 제법 큰 결심이었다. 다른 건 생각해 본 적도, 시도해 본 적도 없던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하려고 하는 마음은, 애초에 내 성질에도 맞지 않아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나 한 번 선택한 이상 집중을 해 보기로 했다. 이를 두고 현실 앞에 굴복이라 해도 상관없지만 나는 어쩐지 기나긴 내 인생을 두고 보자면 기회란 생각도 든다.

돈을 들여 시작한 모임과 스터디도 모두 원래 나의 이런 선택을 위한 집중의 한 방편이었다. 그런데 모임은 내 속도와 맞지 않았고 스터디 또한 내가 가야 하는 방향과 다른 듯했다. 모임을 중도하차한다는 생각으로 인한 좌절감이나 스터디를 시작도 하기 전에 관둬버리는 데에 대한 상실감은 나를 충분히 혼란스럽게 했다. 정말 이게 맞는지, 내가 틀린 길을 옳다고 생각하고 내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은 지금도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인생에 원래 정답이란 없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연재 브런치북, 일주일에 세 번 연재하던 것을 6일 연재로 바꾼 것도 모든 걸 관두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야 할 일을 안다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루하루 내가 어떤 걸 해내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의 무엇이 바뀌는지 오늘은 확신할 수 없지만 한 달, 육 개월, 일 년이 지난 뒤엔 분명 무언가가 바뀌어 있을 테다. 시련을 무릅쓰고 무언갈 써낸 결과가, 모든 걸 제쳐두고 다시 내 안으로 파고들고자 마음먹은 이 결심이 분명 내게 가져다주는 게 있을 거라고 믿는다.

나는 나를 믿는다.


 

이전 16화 다행스러운 하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