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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Oct 29. 2022

10월 29일 주민호의 하루

루시드 드림 

처음 민호가 그 꿈을 꾼 것은 1년 전 일이었다. 


그날은 아주 평범한 날이었다. 민호는 평소와 같이 퇴근하고 밥을 먹었다. 그날따라 너무 피곤했던 민호는 1시간 정도 소화를 시키고 바로 잠들었다. 그날 민호가 꾼 꿈은 다양했지만 민호의 머릿속에 남은 것은 단 하나였다. 

민호는 어느 섬에 있었다. 처음 보는 풍경.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의 절경. 민호는 그곳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민호는 섬을 돌아다녔다. 어딜 가도 사람이 보이지 않아 처음에는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섬 중앙으로 갈수록 문명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민호는 계속해서 문명을 마주하기 위해 걸어갔다. 

마침내 섬의 중앙에 다다르자 황금으로 둘러싼 거대한 왕국이 보였다. 왕국에서는 사람들의 노랫소리가 끊이지를 않았다. 왕국의 사람들은 이방인인 민호를 환영해줬다. 민호는 환대를 받으며 왕궁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거대한 아나콘다가 한 마리 있었다. 뱀을 혐오하던 민호였지만 그는 아나콘다를 보자마자 평온한 마음이 들었다. 아나콘다는 그런 민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누군가의 안내를 받아 민호는 왕을 만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공주와 마주하게 되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머리를 한 공주는 민호에게 황금으로 된 배지를 줬다. 하지만 민호의 눈에는 배지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공주였다. 백발의 왕은 민호에게 공주와 결혼을 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고 민호는 바로 승낙했다. 민호가 결혼을 하겠다고 하자 왕국에서는 새로운 노랫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민호는 자신이 천국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민호는 이 왕국에 영원히 머물고 싶었다. 이 행복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때 멀리서 알람 소리가 울렸다.


잠에서 깨어난 민호는 한참 동안 꿈의 내용을 생각했다. 꿈을 생각하려면 생각할수록 꿈은 점점 멀어졌다. 민호는 핸드폰으로 꿈에 대한 기억들을 적었다. 조각조각 흩어진 기억이었다. 겨우 문장을 만들어내서 민호는 그날의 꿈을 기록했다. 하지만 꿈의 기억은 현실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잊혀갔다. 


한 달 후, 민호는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처음에 민호는 그곳을 알아보지 못했다. 섬을 계속 걷던 민호는 그곳이 예전에 자신이 왔던 장소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민호는 그곳이 꿈이라는 것까지 알아채지는 못했다. 그저 어렴풋이 언젠가 왔던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섬을 걷던 민호는 공주를 다시 만났다. 공주는 울면서 민호에게 ‘그동안 어디를 가셨었나요?’라고 물었다. 공주의 얼굴을 보자 민호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곳이 꿈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꿈을 주도하지는 못했다. 민호는 꿈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는 계속해서 꿈에 끌려갔다. 공주는 민호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데려갔다. 공주가 데려간 곳은 절벽이었다. 민호는 그곳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공주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버지께서 위독하십니다. 왕국에는 저를 노리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왕국으로 가서 사악한 무리들을 쓰러뜨려주세요.”


민호는 공주의 말이 이해가지 않았다. 갑자기 왕국을 노리는 무리라니? 그리고 그 왕국을 구하라니? 민호는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꿈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빨리 깨어나고 싶었다.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민호는 공주의 눈물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당신과 왕국을 구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민호는 공주의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공주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은 민호에게 들리지 않았다.


“네? 뭐라고요?”


민호는 다시 공주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공주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민호는 어떻게든 그녀의 말을 들으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거친 파도 소리에 공주의 말은 완전히 묻혔다. 그리고 거친 파도 소리는 곧이어 익숙한 멜로디가 되었다. 바로 민호의 알람 소리였다.


침대에서 일어난 민호는 허무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해보려 했지만 출근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포기한 민호는 출근 준비를 했다. 그리고 출근하며 핸드폰에 꿈을 다시 기록했다. 이번에도 꿈의 내용은 대부분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공주의 미소와 그녀가 했던 말만이 민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민호는 다시 그 세계로 가고 싶었다. 


그 이후로 민호는 몇 번이나 섬에 대한 꿈을 꾸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민호는 다시 그녀와 섬을 만나고 싶어 자각몽을 꾸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했다. 자각몽이 가능해지면 언제든지 황금 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민호는 그 꿈을 꾸기 위해 노력했다.


3달이 지난 후, 민호는 마침내 꿈속의 섬에 들어왔다. 이때 민호는 완전히 이곳이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민호는 공주를 만나기 위해 섬 안쪽으로 들어갔다. 섬 중앙에는 익숙한 황금의 도시가 보였다. 민호는 주위를 둘러봤다. 처음 섬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민호는 그들을 쳐다봤다. 그 안에 공주가 있었다. 

민호는 반가운 마음에 무리를 향해 달렸다. 민호가 가까이 가려고 하자 갑자기 경비병들이 민호를 막았다. 민호는 직감적으로 이들을 쓰러뜨려야 함을 알았다. 경비병은 거구의 남자들이었지만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민호 앞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민호가 원하는 데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고 경비병들은 허무하게 쓰러졌다. 공주를 구하는 데 성공한 민호는 공주의 손을 붙잡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민호님. 드디어 저희를 구하러 와주셨군요. 사악한 무리들은 왕국을 장악하고 저희를 노예로 삼고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이제 민호님 뿐입니다.”


공주가 말을 하자 민호는 그녀를 껴안고 안심하라고 했다. 민호에게는 어려울 것이 없었다. 이곳은 자신의 꿈이었고 어떠한 적도 민호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민호는 곧바로 왕궁으로 달려갔다. 수많은 적들이 있었지만 민호는 아주 가볍게 그들을 무찔렀다. 왕궁의 문 앞에 도달했을 때 익숙한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이제 민호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그 이후로 민호는 몇 번 더 섬에 갈 수 있었다. 잠을 잘 때마다 같은 꿈을 꾼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섬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었다. 꿈을 꾸면 꿀수록 민호는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왕궁을 지배하던 사악한 무리들은 아주 가볍게 무찌를 수 있었다. 민호는 섬에 다시 평화를 가져왔고 공주는 여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

꿈의 세계는 현실보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갔다. 민호가 현실로 돌아갔다가 다시 왕국으로 돌아오면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나 있었다. 민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여왕은 왕국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었다. 왕국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민호는 그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인구가 많이 늘자 왕국은 다른 섬에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기로 했다. 이 일을 담당하게 된 사람은 민호였다. 민호는 배를 타고 폭풍우를 이겨내서 마침내 새로운 섬에 도착했다. 민호는 함께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을 위한 거주지를 마련했고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새로운 섬 역시 빠르게 발전했다. 민호는 새로운 섬의 왕 같은 존재가 되었지만 그는 자신의 새로운 권력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는 여왕이 있는 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민호는 믿을만한 사람에게 섬을 맡기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민호는 여왕과 함께 살며 행복하게 살았다. 


민호는 한 달 가까이 섬에 대한 꿈만 꾸었다. 꿈속의 세상에서 너무 바삐 움직인 나머지 현실에서의 민호도 지치기 시작했다. 잠을 아무리 자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았고 늘 피로에 시달렸다. 결국 업무를 할 때도 영향을 주었고 민호는 회사에서 혼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럴 때마다 민호는 퇴근 시간만을 기다렸다. 민호는 현실보다 꿈의 세계를 더 좋아했다. 퇴근하자마자 민호는 씻고 잠들 준비를 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꿈의 세계로 입장할 수 있었다. 꿈속에서 민호는 신 같은 존재였다. 현실과 다르게 그곳에서의 민호는 자신감이 넘쳤다. 


어느 날, 섬에 큰 지진이 났다. 왕궁이 무너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민호는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와 가족처럼 지내던 사람들도 목숨을 잃었다. 왕비와 민호는 살아남았지만 섬은 지옥이 되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천국이나 다름없던 곳이 무너지자 민호는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꿈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는 다시 황금으로 가득한 왕국을 부활시키려고 했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민호는 왕비를 쳐다봤다. 왕비는 슬픔이 가득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민호가 왕비에게 말을 걸려고 할 때, 익숙한 멜로디가 찾아왔다. 다시 아침의 시간이 되었다. 


그날 이후, 민호는 섬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몇 번이고 노력했지만 다른 꿈을 꿀뿐 섬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는 없었다. 민호는 왕비가 그리웠지만 꿈속 세상 어디에도 그녀는 없었다. 민호는 꿈을 조정해보려고 했지만 그 역시 되지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자 민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평범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꿈도 꾸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렀다.


.

.

.


최근 주말마다 일이 있었던 민호는 오늘 오랜만에 온전한 휴식을 즐기게 되었다. 그는 동네 카페에서 책도 보고 근처를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밖에서 저녁까지 먹은 그는 집으로 들어와 오랜만에 일찍 잠에 들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그는 오랜만에 꿈을 꿨다. 꿈은 기차에서 시작되었다. 민호는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똑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멍하니 있던 민호는 잠이 오는 것을 느꼈다.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민호는 지금 상황이 조금 우스웠다. 그는 이미 꿈인데 또 잠에 들려고 하는 상황이 어이없었다. 하지만 잠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눈을 떠보니, 창밖으로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바로 섬이었다. 하지만 황금 섬이 있던 곳은 아니었다. 민호가 개척했던 새로운 섬의 풍경이었다. 민호는 기차에서 내렸다. 민호가 개척한 섬은 어느새 거대한 도시가 되어있었다. 민호는 신기해서 도시 곳곳을 살펴보았다. 도시에는 동상이 많이 설치되었었는데 그 동상은 다름 아닌 민호의 모습이었다. 동상에는 ‘도시를 세운 자’라고 쓰여있었다. 민호가 신기해하며 동상을 자세히 보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민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이름을 부른 사람의 정체를 확인했다. 그 사람은 바로 왕비였다. 왕비는 어느새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있었다. 그녀는 너무 늙고 피부의 생기도 없어서 이미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모습도 남아있어서 민호는 바로 그녀가 왕비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민호는 왕비에게 다가갔다.

왕비는 민호에게 화를 냈다. 왜 이제 오냐고. 그동안 어디 갔었냐고 그에게 따졌다. 더 이상 목소리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왕비였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젊은 사람과도 같았다. 민호는 왕비의 손을 붙잡으며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럼 이제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고 약속해줘요.”


왕비는 민호에게 말했다. 민호는 어떤 상황이 되어도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왕비의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다. 왕비는 미소를 지었다. 민호는 순간 등 뒤에서 섬뜩함을 느꼈다. 민호가 돌아보니 거리를 걷던 사람들이 모두 민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그때, 언제나 그렇듯이 익숙한 멜로디가 들렸다. 민호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민호는 잠에서 깼다. 


민호는 침대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확인했다. 밤 8시 10분. 민호가 아까 잠든 시간은 밤 8시 5분이었다. 겨우 5분? 민호는 5분 사이에 이렇게 긴 꿈을 꿨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민호는 목이 말랐다. 그는 냉장고에 있는 물을 꺼내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을 여니 그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그의 집이 아니었다. 다시 기차 안이었다. 


민호는 주위를 다시 살폈다. 분명히 기차 안이었다. 민호는 아직 자신이 꿈에서 완전히 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핸드폰을 확인했을 때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민호는 갑자기 무서워졌다. 기차가 멈췄다. 민호는 창밖을 바라봤다. 다시 섬이었다. 이번에는 황금으로 둘러싼 섬이었다. 


민호는 기차에서 내려 섬을 둘러보았다. 민호가 처음 왔던 섬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저 멀리 한 여자가 보였다. 왕비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공주였다. 민호가 처음 그녀를 봤을 때의 공주였다. 민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주위의 환경이 바뀌었다. 황금으로 둘러싼 섬은 지진이 일어났을 때의 모습이 되었고 젊은 모습이었던 공주는 아까 도시에서 봤던 늙은 여왕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민호가 그녀의 눈앞에 섰을 때 그녀는 해골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민호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그는 미친 듯이 달렸다. 다시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민호는 잠에서 깨기를 기다렸다. 


다시 침대에서 민호는 눈을 떴다. 그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알람은 울리지 않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 8시 12분. 민호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번에는 방문을 열지 않았다. 그는 일부러 1분 후에 알람이 울리게끔 핸드폰을 설정했다. 아직 꿈이라면 어떻게든 깨야했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민호는 다시 섬에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여왕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이번에는 다시 백발이었다. 민호는 도망가지 않았다. 그저 알람이 울리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음악이 들렸다. 


민호는 다시 침대였다.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8시 13분이었다.  민호는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그는 꿈의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려고 했다. 그는 눈을 감고 집중하려고 했다. 


“왜? 네가 여기 오고 싶어 했잖아? 항상 여기 있겠다며. 항상 내 곁에 있겠다며.”


민호의 귓가에서 왕비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호가 눈을 뜨니 정말로 그녀가 옆에 있었다. 민호는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는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섬에 있었다. 민호는 자신이 꿈속에 영원히 갇혔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호는 바다에 몸을 던졌다. 차라리 꿈속에서 죽어버려서 깨어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눈을 뜨니 그는 다시 섬이었다. 민호는 눈을 감았다. 그의 귓가에 다시 왕비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네가 여기 오고 싶어 했잖아? 항상 여기 있겠다며. 항상 내 곁에 있겠다며.”


민호는 자신의 손에 핸드폰이 들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핸드폰의 시간을 확인하니 시간은 오후 8시 15분이었다. 시간은 흐르지만 흐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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