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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나 Oct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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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북유럽 스타일, 휘게, 덴마크 가구 등으로 이미 한국인에게 널리 신뢰를 얻고 관심을 받는 ‘브랜드’가 된 덴마크는 특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다. 2015년 1월부터 덴마크 에 있는 성인들을 위한 학교, 폴케호이스콜레(Folkehøjskole) 중 하나인 International People’s College(IPC)에 1년간 머물며 덴마크라는 사회의 일부를 경험하고 돌아온 나는 “그 나라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가 뭐냐’는 주변인들의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그즈음 한국에서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탈조선’이라는 말이 크게 유행하던 참이었다. 그래서인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어 서점에 깔렸다. 책마다 조금씩 무게를 두는 요인은 다르지만, 대부분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를 크게 복지 모델, 교육체계, 그리고 특유의 문화인 ‘휘게(Hygge)’등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행정가, 역사가의 관점에서, 교육자적 관점에서, 그리고 여행자의 관점에서 이를 다루는 책들을 읽으며 덴마크가 왜 행복하다고 하는 지를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다시금 천천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내 경험을 책으로 옮겨 볼 마음은 어쩐지 쉽사리 들지 않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일하며 수십 년을 살아온 내가 단지 1년간 그곳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단숨에 덴마크 사람들이 맛본다는 그 ‘행복’의 맛을 서술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몇 년이 흐른 뒤에야 나는 그곳에서 나 자신이 행복했던 순간이 오롯이 잔잔한 빛을 발하며 마음속에 새겨져 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꼭 나만의 방식으로 기록해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을 만큼 소중한 이야기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내 주변의 사람들과 꼭 나누고 픈 이야기였다. 


그것은 바로 ‘함께 노래하는(Sing-along) 시간’에 대한 것이었다. 덴마크어로는 'Fællessang'이라고 부르는 이 시간은 내가 1년간 머무르며 공부했던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 특유의 문화일 뿐 아니라, 덴마크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길 만큼 민족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아주 강력한 문화의 축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책에서 함께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덴마크 사람들을 조명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덴마크의 노래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준 폴케호이스콜레에 대해서도 이야기보따리를 한껏 풀어보려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내가 느낀 덴마크인들의 행복의 이유를 독자들도 조금은 가늠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나도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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