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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나 Oct 30. 2022

Do we have a song?

노래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지금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선명하게 생각나는 한 문장, 그리고 그 위를 타고 흐르는 목소리가 있다. 매일 아침 10시 15분, 모든 학생들이 모여 하루를 여는 시간 피아노 앞에 앉아 "Do we have a song?"이라고 외치던 한결같은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교장선생님이신 쇠렌(Søren)이다. 


호이스콜레는 단 하루도 어김없이 두 곡의 노래로 시작되었다. 더도, 덜도 않고 딱 두 곡을 연이어 부르고 나면, 어느새 잠이 깨고, 정신이 명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날 하루의 일과를 브리핑하고, 생일을 맞은 사람들을 노래와 박수로 축하해 주고, 아픈 이들이 있는지, 그들을 돌볼 사람은 있는지를 빼놓지 않고 확인했다. 


학교 선생님들 중 그 누구도 우리가 왜 노래를 부르는지,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해 구태여 설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침에, 때로 는 저녁에 자연스럽게 함께 노래를 불렀고, 그 분위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새삼 의식하게 된 것은,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를 지니고 있지만, 같은 음정을 내는 것만큼은 구태여 별도로 학습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었다. 음치이든, 아니든, 목소리가 크던, 작던 우리는 모두 노래할 수 있다는 공통점 이 이미 있었다. 세계 공용어로 통하는 영어를 잘못하더라도 적어도 같은 음정을 내며 공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어쩌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함께 노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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