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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나 Oct 30. 2022

나와 이웃을 잇는 노래

노래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덴마크 사람들의 노래사랑은 연말을 맞이해 학교 밖으로 공연을 다니면서 체감하게 되었다. 주말이나 방과 후를 이용해 학교가 있는 헬싱어 (Helsingør)의 지역 커뮤니티 여러 곳에서 초대를 받아 공연을 다녔는데 노래 부르기는 폴케호이스콜레 만의 문화가 아니라 덴마크 전체에 널리 뿌리 내려진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마을의 특별한 행사가 열릴 때면 꼭 지역 포크가수나 클래식 연주자를 불러 함께 노래하는 시간을 즐겼다. 한 번은 연령대별로 50대, 60 대, 70대 이상의 그룹으로 나뉜 동호회가 한자리에 모여 발표회를 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머리가 온통 하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세련되고 건강한 취미로서 합창이 굉장히 좋게 느껴졌다. 함께 노래하는 동안은 절대 혼자 일 수 없다. 좋은 노래를 듣고, 부르며, 표정은 한층 밝아지고, 몸동작도 가벼워진다. 


노래를 통해 연결되는 느낌은 활자나, 언어로, 스킨십으로 연결되는 것과는 다른 감각이다. 노래를 부르면 신뢰와 유대감을 강화시킨다고 알려진 옥시토신이 마구 솟아 나온다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노래가 커뮤니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셈이다. 


우리나라의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기, 콘서트에서의 떼창 문화도 사람들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가창 문화라고 할 수 있지만, 덴마크에서의 함께 노래하는 문화와는 분명 다르다. 이 같은 덴마크에서의 체험은 노래하는 행위를 더욱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I think fællessang is not supposed to be especailly beautiful, just something the connect us" 

나의 덴마크 친구 필리파(Philippa)는 덴마크의 함께 노래 부르는 문화는 단지 아름다운 노래만을 부르는 것에 대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중요한 건 노 대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이라는 말에 내가 보았던 장면들이 더욱 납득이 갔다. 


이것은 가창력을 뽐내기 위한 것과는 거리가 멀고, 성부가 나뉘어 하모니를 이루는 합창도 아니다. 영어로는 Sing-along, Communal singing으로 번역되고 있는 이 문화는 덴마크 사람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발명' 했다고도 볼 수 있는 문화다. 우리나라에도 판소리라는 노래판이 있고, 판소리라 는 형식은 그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나라 고유한 노래 부르기 문화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이것이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노래하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고유의 문화라고 표현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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