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한나 Oct 30. 2022

변할 것인가, 변치 않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노래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덴마크 사람들은 다양한 때와 장소에서 함께 노래를 부른다. 유치원, 초등학교, 대학교, 교회, 각종 모임, 기업, 심지어 정당 회의에 모여서도 노래를 부른다. 그런 만큼 덴마크 노래책에 어떤 노래가 포함될지는 많은 사람들 의 관심을 받는다. 새로운 에디션에 어떤 노래가 ‘은퇴’하는지, 어떤 노래가 새로 포함되는지, 내가 좋아하는 곡이 빠지는 것에 아쉬워하고, 때론 의문을, 심지어 분노를 표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 과정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이번 19번째 책을 편집하면서는 위원회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코펜하겐의 라마단'이라는 곡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이곡이 덴마크 노래책에 포함될 수 있는가 없는가가 굉장한 정치적 토론거리로 떠올랐다. 


이 곡을 만든 래퍼 Isam B는 2007년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가사로 된 '나는 덴마크에서 태어났다.’ (I danmark er jeg født) 라는 곡을 재 해석한 노래를 발표해 히트시킨 적이 있다. 이곡은 본래 덴마크 사람들의 비공식적 국가로 불릴 만큼 덴마크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곡인데, 이슬람 배경을 가졌으나 덴마크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신의 실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 곡을 통해 노래한 것이다. 인구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인구를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때, 그들에 대한 이야기 또한 노래책에 포 함 되어야 한다고 보았던 노래책 편찬위원회는 그를 초대해 이러한 현실을 드러낼 수 있는 노래를 작곡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다. 


이민자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구가 적은 편인 덴마크는 나라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해졌다. 최근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커진 면서 극우당 지지자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인종과 관련한 이슈는 굉장히 민감하게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덴마크는 전통적으로 기독교 국가다. 인구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인구에 대해 덴마크 노래책은 어떤 응답을 하였을까? 




이전 12화 어떤 노래가 살아남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