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괴물엄마가 된 이야기 -34화
밥 먹기 전에 간식 달라고 울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랜만에 외식을 하기로 했다.
“얘들아, 신발 신어~ 맘마 먹으러 나가자!”
그런데 첫째가 갑자기
아침에 먹던 빵을 꺼내 다시 먹기 시작했다.
“지금 그거 왜 먹어? 밥 먹으러 갈 건데!”
나는 순간 화가 났다.
밥 먹기 전에 간식을 먹으면
당연히 밥을 안 먹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거 먹을 거면 밥 먹으러 가지 마!
엄마랑 둘째만 나가서 먹을 거야!”
소리까지 질렀지만
아이는 내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빵을 먹었다.
결국 나는 둘째 손만 덥석 잡고
현관문을 나섰다.
속에서는 씩씩, 씩씩…
‘밥 먹고 먹으면 얼마나 좋아.
왜 꼭 밥 먹기 전에 뭘 먹겠다고 떼를 쓰는 걸까.’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외출길이 망쳐진 기분이었다.
그때
뒤에서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손을 잡고 첫째가 따라오고 있었다.
아빠는 말했다.
“밥도 잘 먹겠대.”
하지만 나는
“엄마~” 하며 웃는 아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나쁜 엄마였다.
웃는 얼굴을 보고도 쳐다보지 않은 내가.
우리는 돈가스를 세 개 시켰고
아이들은 한 그릇을 나눠 먹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빵을 먹고도 첫째는 돈가스를 너무 잘 먹었다.
심지어 밥까지 싹싹 긁어먹더니
“밥 더 줘!” 라며 외쳤다.
나는 또 안 내도 될 화를 낸 거였다.
그놈의 빵 한 조각 때문에.
아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엄마.
화를 낸다고 좋은 건 하나도 없다는 걸
또 배운 하루였다.
아이는 아이가 생각한 대로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중인데.
나는 그걸 이해해주지 못했다.
아이는 천천히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늘 서두르고 있었다.
그날의 나는, 그깟 빵 한 조각보다 더 작은 마음을 가진 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