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지만 괴물엄마가 된 이야기 - 7화
쌍둥이라도, 이토록 다른 아이일 줄은 몰랐다.
닮은 점 하나 없는 두 아이. 형 일호와 동생 이호.
머리부터 발끝까지 닮은 점은 하나도 없다.
성격도, 키도, 몸무게도. 모든 것이 전부 다르다.
이호(둘째)는 늘 내 옆에, 일호(첫째)는 아빠 곁에 머문다.
둘째는 18개월 무렵부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닥에 눕기 시작했다.
덩치 큰 아이가 바닥에 누우면 감당이 안되었다. 반면, 첫째는 단 한 번도 바닥에 누워 떼를 쓴 적이 없다.
엄마아빠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말을 잘 듣고 항상 의젓했다.
그래서 우리는 첫째를 '손이 덜 가는 아이',
심지어 'K-장남'이라며 농담처럼 부르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외식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보여주며 밥을 먹이던 중이었다.
첫째는 그 화면에 빠져 한 시간 넘게 밥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이제 다 먹었으니 집에 가자~"
이 말에 첫째는 식당이 떠나가라 울기시작했다.
너무 놀라고 당황한 나는, 우는 첫째를 아빠에게 맡기고
둘째만 데리고 먼저 식당을 나왔다.
울음은 식당 밖까지 이어졌고, 결국 아빠가 첫째를 둘러업고 나왔다.
구석에 앉아 아이에게 차분히 설명했다.
"1시간 봤고, 밥도 다 먹었으니까 이제 집에 가야 해."
하지만 아이는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그때 나는 '내가 개입하면 그칠 거야'라는 착각을 했다.
'엄마가 안아주면 그치겠지.' 아니었다.
그날 아이는 30분 넘게 그 자리에 앉아 울었다.
결국 아빠가 아이를 안고 주차장까지 뛰었다.
차 안에서도 아이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날 나는 생각했다.
첫째는 원래 의젓하니까, 손이 덜 가는 아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그건 나의 오만이었다.
‘넌 의젓하니까.’
‘아빠랑도 잘 지내니까.’
그 말들 뒤에는 내 품에서 내가 아이를 밀어낸 사실이 숨어 있었다.
그 아이도 아직 어리고 작은, 나의 소중한 아이인데.
밤에 잠을 잘 때도 첫째는 나의 손길을 거부한다.
둘째는 꼭 안아주면 금세 안락함을 느끼고 잠든다.
하지만 첫째는 안아주면 더 큰소리로 울며 비키라고 밀어낸다.
그 순간마다 생각한다.
이건 아이가 내 곁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오래도록 그 아이 곁에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나도 모르게 차별을 하고 있었다.
내 품에서 쉽게 가라앉지 않는 아이는,
엄마의 손길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느꼈을지 모른다.
그래서 엄마라는 무기는 통하지 않게 되었다.
나의 "사랑해"라는 외침은
첫째의 마음에 스며들기에는 너무 늦은 말이 되어버린 걸까.
그 아이는 늘 의젓했지만, 그 의젓함은 내가 만든 외로움의 가면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라도 첫째의 마음을 돌보고 싶다.
그 아이가 느꼈을 외로움과 소외감을 치유하고 싶다.
자식을 키우면서 똑같은 사랑을 준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나는 두 아이 모두를 사랑한다고 믿었지만,
매일 나의 반응은 두 아이를 다르게 만들고 있었다.
'손이 가는 아이'와 '손이 가지 않는 아이'의 경계.
그 선은 어쩌면 내가 만든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첫째부터 안아주려고 한다.
이런 못난 엄마를, 나의 아이가 미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기억 속에 사랑으로 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