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끔 걱정하지?
왜 나는 남들보다 느린 걸까,
왜 다들 앞서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걸까.
조금 더 빨리 잘하고 싶고,
조금 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을 때가 있지.
그 마음, 엄마도 너무 잘 알아.
어릴 적 엄마도 늘 느린 아이였어.
달리기 시합을 하면 항상 중간쯤,
수학 문제를 풀면 남들보다 몇 박자 늦었지.
그래서 자꾸 비교했고, 애써 따라가려 했단다.
그 시절의 엄마는
느리다는 이유로 늘 조급했어.
선생님의 눈치를 보고, 친구들의 속도를 쫓으며
스스로를 자꾸 다그쳤지.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어.
빨리 간다고 다 좋은 건 아니더라.
남의 속도에 나를 맞추면
호흡이 끊기고 마음이 금세 지쳐버려.
조금 늦게 걸었기에,
나는 주변의 작은 꽃들을 더 오래 볼 수 있었어.
남들이 놓친 바람의 결도,
그 속에 담긴 계절의 냄새도 느낄 수 있었지.
느림은 게으름이 아니었어.
세상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이었단다.
세상은 늘 ‘빨리’를 가르치지만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하루를 천천히 살아도,
그 안에 네 마음이 있다면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거야.
너는 네 속도로 자라고 있어.
남보다 느려도 괜찮고,
아직 준비되지 않아도 괜찮아.
조급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믿어.
지금의 너도, 앞으로의 너도
너의 속도로 충분히 잘 자라 갈 거라는 걸.
그리고 언젠가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
이 느림의 시간이 얼마나 단단한 밑거름이었는지
분명 깨닫게 될 거야.
너의 하루가 조금 느려도,
그건 멈춘 게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배우고 있는 중이란다.
그러니까 괜찮아.
느려도, 지금 그대로 충분히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