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언제 가장 불안하니?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남들은 바쁘게 나아가는데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을 때 아닐까.
엄마도 그래.
가끔은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서
숨이 막힐 때가 있어.
그럴 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져.
무언가를 해야만 가치 있는 사람 같고,
잠시 멈춰 있는 순간이
뒤처지는 기분이 들기도 해.
하지만 엄마는 이제 알게 되었어.
멈춘다는 건 실패가 아니라 회복이란 걸.
달리기만 하면 숨이 차고,
계속 달리다 보면 방향을 잃어버리기도 하잖아.
때로는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는 게
다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더라.
엄마는 한동안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간을 겪었단다.
세상에 나 혼자 남은 것 같았고,
모든 게 내 탓 같았던 시절이 있었어.
그때는 내가 멈춘 줄 알았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 시간은
마음을 쉬게 하는 ‘숨’이었어.
그 ‘쉼’ 덕분에
나는 다시 걷는 법을 배웠어.
빨리 가지 않아도 괜찮았고,
길을 잃은 것 같아도 결국엔 돌아오더라.
멈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야.
너도 그런 날이 있을 거야.
아무 이유 없이 하기 싫은 날,
모든 게 귀찮은 날,
다시 시작할 힘이 나지 않는 날.
그럴 땐 억지로 일어나려 하지 않아도 돼.
가만히 있어도 괜찮아.
그건 네가 게으른 게 아니라
마음이 조금 쉬고 싶은 신호일뿐이야.
세상은 멈추지 말라고 말하지만,
삶은 멈출 줄 아는 사람에게
진짜 방향을 가르쳐준단다.
네가 잠시 걸음을 멈출 때,
그 틈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
마음이 다시 따뜻해질 거야.
그러니까 조급해하지 말고,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엄마가 옆에서 기다릴게.
다시 걸을 힘이 날 때까지.
너는 멈춰도 괜찮아.
멈춘 자리에서도, 넌 여전히 자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