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맘쓴이 Oct 21. 2022

낭만적 현실주의자.

정말 결혼이 문제인가.

개인적으로 무언가에 무작정 한계를 짓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도 쉬이 단정 짓곤 한다. 

보통 현실과 이상을 꼭 이분법적으로 구분 짓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왜 이상적인 현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걸까?

그래서 나는 오랜 고민 끝에 낭만파 현실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현실을 애써 외면하지도 않으며, 가보지 않은 이상을 지레 겁먹고 부정하지도 않기로 한 것이다.


나는 지금 서른다섯이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결혼하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라.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후회한다. 평생 혼자 살 자신 없으면 얼른 결혼해서 애부터 낳아라, 지금도 늦었다.


언뜻 보면 둘 다 일리 있는 조언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결혼을 하지 않았어도 평생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고 사는 이들을.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길러도, 결국 자기 자신만의 꿈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을.


틀에 박힌 생각은 틀에 박힌 삶을 살게 한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둘만의 성스러운 약속이지, 결코 남들이 말하는 족쇄가 아니다.

서로의 꿈을 곁에서 응원해 주는 동반자가 되어 주는 일이지, 결코 서로의 꿈을 막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결혼이 주는 불이익은 분명 존재한다.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너무도 길고, 고작 결혼 때문에 우리가 정말 하고자 하는 일들을 포기한다는 게 변명 같이 들리는 건 사실이다.

애초에 결혼을 위한 결혼이 마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안 되는 것처럼, 자신의 꿈을 짐처럼 만들어버리는 건 아닐까? 결혼의 의미가 비즈니스처럼 퇴색돼 버린 요즘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결혼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보다는 그저 결혼과 꿈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우리의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아니면 자신의 꿈이 온전히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그 꿈도 굉장히 의미 있고 이루기 어려운 꿈이다. 하지만 보통 그것에 감사함을 느끼기보다는 막상 결혼을 하고 나서 자기 자신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게 안타깝다.


결혼을 하지 않은 나도, 결혼을 한 나도

결국 나는 나다.


누군가의 부인으로 누군가의 엄마로 산다고 착각을 할 뿐이다. 할 수 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조금 돌아갈 수는 있지만, 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무모함을 지닐 게 아니라 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현명함을 지녀야 한다.

자신의 꿈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자. 그러기에 우리의 삶은 너무 소중하고 애틋하므로.

무엇보다 자신의 가능성은 자신만이 안다. 무엇이 됐건 자신이 생각하는 '그것'을 하기 위해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겠는가.

우리 모두 더 이상 자신의 '꿈'을 '짐'처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이상적인 현실을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이전 01화 잘 지내니? 잘 살고 있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