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가 되기 이전에 말로 표현하라.
기분이 태도가 되기 이전에 기분을 말로 표현하라.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제목의 책이 있을 정도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있어 저 말은 굉장히 중요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아무리 불행과 행복이 외부세계가 아닌, 내 마음 안에 달려있다 해도 그것을 마음대로 컨트롤 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성인군자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고스란히 발산하면서 매번 민폐를 끼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얼마 전, 직장을 다닐 때의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과의 마찰로 인해 상당히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는 상태로 출근을 했다. 역시 표정 관리에 실패했고, 동료들은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분위기를 눈치챈 나 역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실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고민 끝에 나는 점심식사를 하는 도중 동료들에게 일어난 일 그대로를 털어놓았다. (덜어내지도, 덧붙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터놓고 말을 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기분이 이전보다는 많이 누그러들었다. 특별히 동료들의 위로를 듣거나, 같이 그 사람의 험담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 이후로 그저 말을 했을 뿐인데 왜 내 기분이 나아졌는지 곰곰 생각해보았다.
사람은 자기감정의 원천을 자신도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불안하고, 대개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어린아이처럼 말이 아닌 비언어적인 표현들로 주변 사람들을 더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감정을 빼고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감정의 인과관계를 깨닫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단순히 표면적인 이유가 아닌 마음의 근원적인 이유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 쓰고 있는 글과 같은 것이다. 복잡한 심경을 글로 쓰다 보면 정리가 되듯이, 말도 하다 보면 나에게서 왜 그런 감정이 일어났는지 나름대로 정리가 되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일어난 일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했을 때, 반대로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자신의 감정이 일어난 사건에 비해 다소 과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기도 한다.
사실 그대로를 말하면서 자신의 경험에 객관성이 부여되고, 그렇게까지 동요할 일은 아니었음을 스스로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겐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이 정리가 안 될 때가 참 많다. 그래서 상담자에게 상담을 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50%는 치료가 된다는 말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절대 얘기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중대하고 마음속 깊이 있는 얘기들은 혼자 글로 써보거나, 가장 사랑하고 의지하는 사람에게 말하면 된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려는 건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모든 문제들을 매번 그런 식으로 해결할 수도, 그럴 시간도 없으니 최대한 감정이 태도가 되기 이전에 상황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객관성을 가질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의 감정에 속는 일이 점점 줄어들수록, 한층 더 성숙한 태도로 다른 사람들을 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