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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Sep 16. 2022

욕창이 나았답니다!!

욕창이 나을 수 있었던 나만의 노하우 공개  

욕창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를 절실하게 깨달았다.

욕창은 절대로 생기면 안 되는 병이다.

한 번 생기면,

살이 썩어 들어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하루만, 아니 반나절만 공기가 안 통하면 크기가 두 배로 커지기 때문이다.  

환자도 아프지만, 간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가슴이 무너진다.


크기가 작아지는가 싶더니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다녀오면 다시 커지고

(간호사들이 바빠서 돌봐주기 힘드니까)

코로나때문에 다시 커지고

엄마를 간호한다고 내가 병원에 들어가서 괜히 어설프게 간병을 했다가

욕창을 하나 더 만들어드리고 올 뻔했다.


엄마의 기저귀를 바꾸는 과정에서 계속 욕창 부위가 쓸렸는지,

아니면 그 부분만 공기가 안 통했는지 몰라도,

거의 다 나아가던 욕창 옆에 작은 수포가 올라왔다.

만약 시간이 더 지났으면, 욕창이 될 수도 있었다고 간호사가 그랬다는데...

윽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욕창이 있다는 것은 피부 면역이 매우 약한 것이라 빨간 발진도 많이 일어난다.

작년 9월 요맘때. 엄마가 춥다고 하셔서 예쁜 색의 얇은 패딩 조끼를 사다 드렸는데

하루 만에 등과 가슴, 배에 땀띠 같은 발진이 오돌토돌 징그러울 정도로 올라왔고,

그 발진이 가라앉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후 작년 겨울엔 100% 순모인 스웨터와 조끼를 선물했는데.

역시나 온몸에 빨간 발진이 올라왔다.

게다가 수포까지 생겨서 얼마나 놀랐던지...

엄마가 피검사를 할 때마다 염증 수치와 백혈구 수치가 높은 이유는 다 욕창 때문이었다.

패혈증까지 와서 생사가 위험한 적도 있었으니까.      


욕창이 600일 만에 거의 다 나음(보는 분들이 거북할 수 있지만, 그 누군가에겐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욕창치료를 위해서 참 많은 제품들을 사용했다 (광고는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연고를 쓰고 썼는데,

그때그때 엄마에게 맞는 단계별로 연고를 정리해봤다.           


1. 보ㅅ미- 땀띠 같이 오돌토돌한 붉은 발진이 시작될 때. 국소부위

어릴 때 엉덩이에 뾰두라지가 나면, 엄마가 베이비파우더를 잔뜩 뿌려줬었는데 딱 그 향기가 난다. 매우 순해서 발진이 날 때마다 바르셨고, 하루정도 지나면 발진이 아물었다.

작년 3월 요로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이대서울병원에서 입원했을 때 이 연고를 처방받았다. 효과가 좋아서 타대학병원에 입원할 때도 처방을 받으려고 했더니 없다고... 일반 약국에도 팔지 않아서 인터넷 쇼핑으로 알아보니 구매가 가능하여 지금도 사용중이다.

      

2. 데ㅅ오웬 – 붉은 발진이 온몸에 퍼졌을 때 전체적으로 발라줌

약의 부작용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엄마가 온몸에 식중독 걸린 사람처럼

전체적으로 피부에 발진이 생겼다. 데스오웬 로션을 수시로 발랐는데 가라앉았음.      


3. 타ㄹ비드- 피부 껍질이 벗겨져서 피와 진물이 나올 때쯤 발랐던 연고

처음 욕창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소독을 하고 이 연고를 발랐는데, 워낙 양이 적어서 하루에 한 번 쭉 짜서 사용하면 끝!

나중에 일반 피부과에서도 여드름 때문에 처방을 받아오기도 하는 제품이다.

여드름 정도의 상처일 때 피부 재생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임.      


4. 레ㅍ젤- 피부에 전체적으로 고름이 생겨서 녹아내릴 때, 고름을 걷어내고 발랐던 연고

욕창이 시작되었고, 피부가 파이기 시작함.

이때 피부 안쪽으로 깊숙하게 발라줬던 연고다.  

포비돈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이 연고를 두둑하게 짜 놓은 뒤 거즈로 덮어서 욕창이 번지지 않도록 발라줬던 연고다,

이 제품도 시중에서 대형마트에 가면 많이 볼 수 있고, 피부 재생력도 좋은 것 같다.      


5. 이ㅈ에프- 살이 차오르게 할 때 바르는 재생연고.

레피젤로 소독한 뒤에 바름, 엄마가 욕창이 좋아지고 있을 때 촉촉하게 발라줬다. 다른 연고에 비해서 비쌈. 냉장 보관해야 하며, 새살이 돋는데 매유 유용하다고 했다.

3단계 가기 전에 2단계까지만 사용했던 것 같다.      


6. 포비돈

3단계 이후부터 연고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욕창이 더 이상 피부에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방어 정도만 할 뿐이었다.

거즈 2개를 포비돈에 담갔다가 상처부위에 쑤셔서 넣어둔다. 엄마의 욕창이 매우 심했기 때문에 포비돈으로 막는다고 해도 계속 번져나갔다.      


7. 폼 제품- 보더 flex

대학병원에서 사용하는 제품인데, 매우 좋은 듯하여 따로 구매하여 붙였다.   

국내 시판 제품 중에서 최고 양질의 제품이라고 광고를 했는데. 진짜 그런 것 같다.

요양병원으로 갔을 때, 욕창 부위를 소독한 뒤에 일반 거즈를 위에 덮어서 테이프로 고정을 했는데. 아무래도 부위가 넓고 항문 근처의 엉덩이 부분이라서 오염이 될 확률이 많았다.

그래서 비싸지만 보더를 사서, 매일 소독하고 붙였는데 확실히 비싼 만큼 효과가 좋았다는 거. 현재는 4 x 5로 가장 작은 크기를 사용하고 있고, 일반 메디폼보다는 확실히 좋다는 생각이다.      


8. 그밖에 오일

밍크 오일도 발라보고, 알로에 오일도 발라보고... 현재는 티트리 오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9. 꾸준히 먹은 프로틴 가루

근육과 살을 채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단백질이 아니던가...

콧줄 식사를 했을 때부터 하루에 한 포씩,

소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주무실 때 드리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프로틴 가루는 빼먹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근육 손실도 적고 몸무게도 유지하고 계신다


10. 비타민C 크랜베리 주스

엄마가 많이 피곤하고 힘들어하셔서 비타민C 섭취를 위해 식사 직후 크렌베리 주스를

한 컵씩 드시도록 돕고 있다. 하루 세 잔. 약과 함께 드시고 계신데...

그래서인지 CRE도 없어지고, 소변 색도 좋아지고, 이후 소변줄도 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통 영양제를 맞지 않고 계신데.... 이 크랜베리 주스의 효과일지도 모른다.  





1년 8개월 동안 욕창으로 인해서, 엄마는 똑바로 누우신 적이 거의 없고 늘 비틀어 누우셨다.

다행인 건 항문 근처는 빨리 나았고,

우리가 앉거나 누울 때 바닥과 가장 많이 맞닿는 부분이 늦게까지 낫지를 않아서 고생하신 것.

그래서 하체 재활운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제야 비로소 자전거를 돌리고 계시는데... 빨리 다리 근육이 생기고 발목에 힘이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 승리는 내 것일세!"


요즘 엄마가 외치는 구호다.

88세의 노인이 이렇게 좋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데...

엄마의 회복 비결은

첫째 갈급한 신앙적 믿음

둘째 지치지 않고 꾸준히 돌봐준 여사님.

셋째 모든 좋다는 소품들은 다 구매해서 실어 날랐던 나의 정보력과 노력

그리고

목사님들과 지역 식구, 가족들의 중보기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같이 하지 않으셨다면

엄마는 지금 계속 절망 가운데 계셨겠지만.

절대긍정 절대희망을 갖기 시작한 뒤부터는

콧줄도 소변줄도 욕창도 이겨내신 것이다.


이제 엄마에게 남은 과제는 왼쪽을 쓰고,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재활만 남았다.

과연 될까? 싶었으나.

엄마에게 일어나고 있는 기적들을 볼 때,

진짜 엄마가 일어나서 요양병원을 나오실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내가 잘 웃는다.

그동안은 죄책감 때문에 집안에 틀어박혀 움츠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도 하고, 교회 봉사도 하고,

슬슬 내가 쓰고 싶은 드라마 아이템도 생각해보고 있다.

내가 내린 결론...

"기적은 나의 믿음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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