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리기만 해도 운동이 된다고? 매달려보았다.
팔부터 어깨, 등까지 정직한 중력이 고루 잡아당기는 느낌이 짜릿할 정도로 시원했다. 그러나 개운함이 이내 안간힘으로 바뀌었고, 공중에서 내 몸을 내 힘으로 고작 십 여초 정도 띄운 후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매달리기는 중력을 거스른다. 거스른다는 점 때문에 무척 매력적이었다. 남편이 서재방 한편에 갖다 놓은 거대하고 무겁고 까만 철 덩어리, 턱걸이봉에 하루 수 차례 매달린다.
언젠가 나도 올라갈 수도 있을까? 십 초, 삼십 초, 그리고 일분. 버티다 보면 한번쯤 내 몸을 스스로 끌어당겨 고개를 빼곰, 그 위로 내밀어 볼 수 있을 거다.
삶에는 고집을 부려서 지켜내야 할 것이 있다고 믿는다. 그 고집을 꺾는 순간 나는 내가 아니게 된다. 아무리 하찮아 보여도 지키는 신념 하나가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매일 운동을 하거나, 반드시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든지, 약속 시간 10분 전에는 꼭 도착한다든지, 그 하나가 있는 사람은 멋지다.
나는 무엇에 매달리고 있나? 무엇을 거스르고 있나? 왜 키보드 앞에 앉아있나?
익숙한 중력의 세계를 거슬러, 공중에 떠 있는 단 몇십 초의 어색한 시간이 나를 만든다. 그 힘을 기르고 싶다. 계속하는 자에게 허락될 테니,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