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보험을 드세요. 2

까딱하면 큰일 날 뻔했다.

by 노라a


그리고 생각해보면 작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계속해서 감기가 낫지 않았다. 아이 둘을 키우다 보면 아이들이 차례대로 걸려오는 감기에 세 번째 타자는 열치레를 담당하던 나였고, 이 때도 둘째가 낫고, 첫째가 걸리고. 첫째가 낫고 내가 걸리는 순서로 ‘순리대로’ 감기차례가 지나갔다.

그러다 이상하게도, 내가 온몸이 아프고 몸살보다 더 아픈 것 같아 3일 연차 후 4일째 되는 날엔 출근을 해야 하니 링거를 놔 달라고 말씀드렸다.


뭐, 이 정도로 링거를 놔드려요?

네, 선생님. 요번엔 제가 몸이 좀 더 힘들기도 하고 내일 출근을 위해서는 맞아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원래 다니던 청소년소아과에서 링거를 맞았다. 아니, 그런데 원래 이렇게 링거라는 게 아팠던가? 링거가 내 몸을 흐르는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온몸이 아파왔다. 특히 허벅지와 고관절이 너무 아팠다. 이게 왜 이런담. 요번에 병간호 너무 열심히 했었던가.. 얼마나 지났을까. 담당 선생님께서 뛰어오셨다.

어머 엄마, 이 링거 안 맞았으면
엄마 내일 바로 입원했을지도 몰라요.


신우신염 초기였다. 신우신염이라는 게 정말 무서운 것인데, 발병 직전에 내 직감으로 미리 링거를 맞으면서 소변검사를 통해 직전의 병세를 잡아 낸 것이다. 그렇게 나는 아무렇지 않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멀쩡히? 출근을 했다. 신우신염 진단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그 초기 증상까지 여파였을까, 3주 정도는 정말 은은한 불편함과 통증, 어딘가 좋지 않은 느낌으로 지냈고 알고 보니 신우신염이란 지독한 병의 후유증은 더 길고 독하다고 했다. 휴, 큰일 날뻔했네.


겔겔대다보니 어느 덧 겨울의 끝자락에 와 있었다. 아주 규칙적인 생리 주기를 갖고 있는데 이상하게 경미하게 피가 비치는 것이었다. 산부인과를 좋아하는 이는 없겠지만은 더더욱 회사를 다니면서 방문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거다.


야, 그래도 찝찝하잖아.
여기 바로 옆에 새로 생겼는데
점심시간에 잠시 다녀오기 괜찮데

마침 점심시간에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밥맛도 없어서 산부인과를 처음으로 점심시간에 가보았다. 간단한 검사를 통해서 컨디션이 떨어졌기에 그럴 수 있다는 간단한 소견과 기본적 검사에 포함된 자궁경부암검사까지 마무리했다. 일주일 정도 걸릴 예정으로 유선으로 연락드리겠다고 한다.

그리고 일주일 후 문자가 왔다.


검사 결과를 보러 꼭 가야 할까요?
네,, 꼭 오셔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나는 큰 병원의 조직검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안고 회사로 돌아왔다. 머리가 멍했고 조직검사가 가능한 병원이 어딘지 찾아야 했다. 집 근처 대학병원 예약을 잡았는데 의료 파업이라 한 달 후 조직검사가 가능하단다. 그나마 3주 후의 대학 병원으로 예약을 했다.


나중에 진료를 받아야 하니
우리 팀장님들은
가까운 건강검진센터의 병원으로 예약하시더라.
매번 휴가낼 수가 없잖아.

그렇게 지나가던 입사 동기 친구의 조언 덕에 결론적으로 근처의 대학병원이자, 내가 예약했던 모든 병원보다 더 나은 곳으로 변경하였다. 예약 접수를 위해 어플에서 전화번호를 남기니 바로 담당자가 연락이 왔고, 빠르게 예약할 수 있었다. 예약문의를 한 이튿날 조직검사를 했고 자궁경부암 제자리암 진단을 받았다. 그렇게 나는 암환자가 되었다.

keyword
이전 02화여러분, 보험을 드세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