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치료
수술 후 2주가 지나고 배에 박힌 스템플러를 제거하고 피검사 후 진료를 보니 교수님이 항암을 해도 될 거 같다고 말씀하셨다. 아직 몸을 접었다 폈다 하는 것이 좀 번거로웠지만 그래도 일정을 잡고 항암주사를 맞으러 갔다. 수술 후 항암은 전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리고 식은땀 증상은 더했다. 배 안에서 먼가 가 뒤틀린 것 같이 찌릿하게 아파오기도 했다. 안에서 조직들이 붙는 과정인 걸까 몸이 불편하니 일상생활도 몸과 마찬가지로 불편해졌다.
기력이 없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움직이지 않아도 불편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편했다. 그래도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회복이 되고 있었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은 아니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번거롭고 짜증이 나는 그런 것들이었다.
예를 들면 옆으로 돌아 눕거나 엎드리지 못하고 앉았다 일어설 때도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뭔가를 잡고 서야 하고 잡고 앉아야 했으며 팔을 쭉 펴는 기지개도 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것 등이며
밥을 먹을 때 포함 모든 움직이는 활동을 할 때 식은땀이 계속 나서 몸이 24시간 계속 끈적거리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몸에서 수분이 빠지고 항암약이 몸의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게 되니 허기는 지는데 입맛이 없어 많이 먹지는 못했다.
수술 후 항암 주사는 일단 3번 진행했다. 첫 번째 항암은 수술 전 동일 용량으로 맞았고 교수님께서 두 번째와 세 번째 항암은 용량을 10% 줄여서 처방해 주었다. 6회 차가 넘어가면 대부분 환자들이 더 힘들어한다고 한다. 나도 수술 후 항암이 이전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하니 줄여주는 것이었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는 난소암으로부터 나와서 복막과 유방 및 림프로 전이된 암 말고 별도 유방암이 또 있던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유방암은 기수로 따지면 1기라고 했다. 그래서 수술 이후 진료도 후속치료도 2개 과를 동시에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난소암 후속치료로는 수술 시 띠어낸 암세포의 조직 검사로 HRD라는 유전자 검사를 추가로 하여 표적항암제인 PARP 억제제를 알약으로 복용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교수님께서 말했다. 전에 혈액검사로 했던 브라카 유전자 변이는 음성이었다.
표적항암제는 찾아보니 제줄라나 린파자를 복용하는 것이었는데 재발방지로 처방이 가능한 환자에게 급여로 처방이 가능한 항암약이었다.
내가 맞았던 항암주사약은 세포독성항암제로 암과 정상세포를 둘 다 공격해서 없애지만 PARP억제제는 DNA 복구 결함이 있는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것도 주사만큼이나 부작용이 엄청나다는 글들을 보고 걱정이 되었다. 유전자 검사가 음성이어서 못 먹는 것도 불안했고, 양성이어서 먹는다 해도 두려웠다.
음성일 경우는 담당의료진과 상의해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비급여라 금액이 좀 비싸다. 월에 4-5백만 원 정도라고 하니 2년을 먹으면 1억이 약값으로 나가는 것이다. (대부분 2년 정도를 먹는다고 한다)
급여로 처방받으면 월에 20만 원 정도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난소암은 대부분 재발이 일어나는 암인 만큼 유지항암도 오래 하는구나 생각했다.
결과는 이런 마음을 반영한 건지 음성도 양성도 아닌 검체불능으로 처방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검체 개수는 많았지만 선항암으로 조직크기가 다 작아져서
검사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교수님께서 말하면서 주사항암이 끝나고 CT결과 이상 없으면 별도 먹는 약 처방 없이 CT 찍으면서 추적관찰을 하자고 하셨다. CT 결과는 이상 없음으로 결과를 받았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 치료가 시작되었다.
항암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끝났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해방감도 있었다.
제줄라를 복용해도 재발을 100% 막지는 못하며 결국 나의 운과 발암이 되지 않기 위한 관리에 따른 결과가 좌우할 것이었다.
유방암의 재발방지 치료로는 방사선 치료과 복용약이 있는데 방사선은 국소적으로 같은 부위에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전신 전이가 되었던 나의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종양내과 교수님께 설명을 들었다. (방사선 치료는 과가 다르기 때문에 외래를 잡고 별도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나의 경우 유방암 타입이 호르몬 양성이라고 하여 에스트로겐을 억제하는 항호르몬제인 타목시펜을 5년 복용하는 것을 처방받았다. 하루 한 번 먹는 약이고 '항암제도 아니니 별일이 있겠어'라고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호르몬 생성을 강제로 억제하는 약이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이 더 심해질 거라는 교수님 말에 알겠다고 하고 나와서 약 복용을 시작했다.
다음화에는 호르몬이 이제까지 몸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강제로 발현된 갱년기 증상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